현금영수증제도는 세계적 '명품'

선진국 · IMF "우리도 벤치마킹"


[세금을 바로 알자] (4) 현금영수증제도
호랑이도 무서워 한다는게 세금이라는 얘기가 있다.

오랜 역사에서 생겨난 세금의 이름을 살펴보면 충분히 그럴만도 하다.

오줌세 수염세 같은 우스꽝 스러운 세금이 생겼다가 원성과 함께 자취를 감춘적이 더러 있기 때문이다.

1세기때 로마 베스파시아누스황제는 섬유업자에게 오줌세를 매겼다.

섬유업을 하는 사람들이 공중변소에서 수거한 오줌으로 양털의 기름기를 제거했다는게 그 이유였다.

17세기 말엔 러시아 표트르 황제가 수염깎기를 거부하는 사람들에게 수염세를 매겼고,영국에서는 창문수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창문세를 만들었다.

이 때문에 창문을 없애거나 아예 만들지 않는 어처구니 없는 일도 빚어졌다.

어이없는세금을굳이언급한것은이런일이결코있어선안된다는점을강조하기위해서다.

# 稅源 양성화 ' 1등 공신'

문명 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 필수 불가결한 존재인 세금을 새로 만들 때는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부당하게 침해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세금을 무서워하면서도 세금을 회피하는 '강심장' 자영업자는 어느 나라든 있게 마련이다.

이러한 일부 자영업자들은 서비스나 물건 값을 과세 자료가 훤히 드러나는 신용카드로 받는 것을 꺼리고 세원(세금을 매기는 바탕이 되는 소득이나 재산)이 노출되지 않는 현금 거래를 선호한다.

예컨대 우리나라 2000년 민간 소비 지출 중 신용카드 사용액이 차지하는 비율은 23.6%에 그쳤다.

따라서 국세청은 과세 표준 양성화 방안을 놓고 고민했으며 이를 위해 신용카드 복권 제도를 도입하는 등 신용카드 사용 활성화에 많은 힘을 쏟았다.

그 결과 2004년에는 신용카드 사용액 비율이 38.4%로 크게 높아졌다.

하지만 현금 거래는 여전히 세원 확보의 걸림돌이었다.

현금 사용 비율이 높아 자영업자의 소득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조차 힘들었다.

과세 표준 양성화에 주력하던 국세청은 기지를 발휘해 걸작을 만들어냈다.

현금 거래액을 확실하게 세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현금영수증 제도를 2005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것이다.

세계적 명품으로 자리매김한 현금영수증 제도도 시행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세금이 늘어날 것을 우려한 자영업자들이 발행을 기피하고 현금영수증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금영수증 발급에 따른 세금 혜택,현금영수증 복권제 운영,현금영수증 발급 의무화 등 국세청의 적극적인 홍보와 꾸준한 제도 개선이 어우러지면서 국세 행정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현금영수증 제도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세원 포착률은 놀랄 만큼 높아졌다.

시행 첫해에 18조6000억원이던 현금영수증 발행액이 2010년엔 49억5000만건,76조원으로 6년 만에 무려 5배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에 가맹점은 230만개로 늘어났고,현금영수증 사이트 회원이 1557만명에 이를 정도로 국민들의 호응이 좋았다.

현금영수증 제도가 세원 관리의 주역으로 떠오른 것은 체계적이고 철저한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무엇보다 유치원생부터 남녀노소 구분없이 현금영수증 제도의 참여폭을 넓힌 점이 돋보인다.

영수증 발급도 간단하게 개선되었다.

현금으로 값을 치를 때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현금영수증을 발급받으면 거래 내용이 국세청에 자동으로 통보된다.

현금영수증 발행 금액도 사실상 제한을 없앴다.

시행 초기에는 5000원 이상부터 발급이 가능했지만,보다 적극적인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2008년 7월부터 1원 이상으로 변경해 아무리 싼 물건을 사더라도 현금영수증 발급을 가능케 했다.

특히 2010년 4월부터 변호사 등 전문직과 병의원,학원 사업자 등의 30만원 이상 고액 현금 거래에 대해서 소비자가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청하지 않아도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행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또 올 4월부터는 의사 변호사 학원 유흥주점 등 고소득 사업자들의 사업장에 '현금영수증 의무발행 가맹점' 스티커를 부착하기 시작하는 등 현금영수증 발행 확산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국내 외 '나비효과'도 톡톡

현금영수증의 알토란 같은 활약 덕분에 현금영수증 제도의 나비효과(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커다란 변화를 유발시키는 현상)도 일품이다.

우선 자영업자의 과세 자료를 양성화함으로써 근로자와의 세금 부담 불공평 문제를 완화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에 신고하는 세원 자료를 근거로 보험료가 부과되는 국민연금 · 건강보험 부담 등의 공평성도 크게 높아졌다.

외국에 미치는 나비효과도 만만치 않다.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현금영수증 제도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도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을 비롯한 각국 국세청장들이 세계에서 전례가 없는 현금영수증 제도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 우리나라의 국세 행정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셰수런 중국 국세청장은 현금영수증 제도의 운영 방식과 노하우를 알려 달라고 요청했고,국제통화기금(IMF)도 현금영수증 제도 활성화 방안과 IMF에서 다른 나라를 지원할 경우 시스템 구축에 관한 정보와 인력 지원이 가능한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의할 정도였다.

세계 각국에서 현금영수증 제도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어느 나라든 세원 관리에 애를 먹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 영수증은 성실납세의 증거

현금영수증 제도는 체계적인 준비를 거쳐 첫삽을 보기 좋게 떴고,다른 나라에서도 부러워할 만큼 '명품' 제도로 각광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본보기가 되고 있는 현금영수증 제도가 정직과 성실 납세의 증거로 올바른 납세의 균형추 역할을 할 수 있게 하려면 국민들의 꾸준한 관심과 자기 책임이 필요하다.

모든 국민이 골고루 혜택을 누리는 효과적인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소비자 사업자의 자기 책임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관심을 갖고 갈고 닦지 않으면 빛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어떤 제도든 만든 이유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영업자든 사업가든 소비자든 모두 국민이다. 국민은 국민 편이어야 한다.

현금영수증 제도를 지렛대 삼아 재정을 넉넉히 해야만 국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그만큼 커진다.

무슨 일을 하든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취사 선택을 잘해야 한다.

올바르고 선한 일은 돌고 돌기 때문이다.

세금을 내는 일은 올바르고 선한 일이다.

자료:국세청 세정홍보과 (02)397-7506~8)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 세금 퀴즈 / 정답은 무엇일까요?

현금영수증제도는 외국에서도 관심을 가질정도로 ‘명품’으로 꼽힙니다.

그렇다면 현금 영수증의 최소 발행 금액은 얼마일까요?

① 1원

② 100원

③ 1000원

④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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