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너를 믿었던 만큼 난 내 친구도 믿었기에 난 아무런 부담 없이 널 내 친구에게 소개시켜줬고~그런 만남이 어디부터 잘못됐는지 난 알 수 없는 예감에 조금씩 빠져들고 있을 때쯤~"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이혼 사건을 둘러싼 언론과 네티즌의 모습을 보고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 생각나는 건 왜일까.

사건 발생 직후， 대중과 모든 언론사의 시선은 당사자인 서태지와 이지아, 그리고 이지아의 연인 정우성에게 쏠렸다.

그러나 네티즌과 언론이라는 이 둘의 만남은 '잘못된' 만남이었다.

일제히 '서태지-이지아 이혼 위자료소송 중'이라는 기사를 낸 각 언론사에서는 그 뒤로 '서태지-이지아， 아이 있다'， '정우성， 알고 보니 유부녀를 사랑했네？'라는 등의 각종 추측성， 선정적 기사가 난무했다.

이러한 선정적 기사들을 접한 네티즌들은 '신비주의'라고 일컬었던 서태지와 이지아의 정체를 직접 파헤치기에 이르렀고 급기야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계승한 '서진요닷컴(서태지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과 '이지아닷컴'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냈다.

네티즌이 서태지와 이지아의 과거와 관련된 증거들을 속속 찾아내자 여기에 언론사들은 '마녀사냥'， '사생활침해'라는 기사를 덧붙여 내며 서태지와 이지아 사태를 더욱더 조장시켰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러한 언론사들과 네티즌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의 판단이나 행동을 특정한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는 뜻의 '프로파간다'가 생각났다.

실제로 근본적인 것을 따져본다면 쟁점이 되어야 할 것은 서태지와 이지아의 '이혼 위자료 소송'에 관한 것이었다.

그러나 최근 며칠 동안의 언론과 네티즌 사이에 오고간 쟁점의 흐름을 살펴보면 언론사들은 특종을 찾기에만 급급해 각종 허위정보를 만들어냈고 네티즌 또한 서태지와 이지아는 물론 그 주변인물들의 과거사까지 파헤치며 연예인의 사생활을 무자비하게 공개했다.

최근 몇 년간 행해진 언론의 선정적 보도와 네티즌의 마녀사냥을 보면 이러한 모습들이 비단 현재에 나타난 일만은 아니다.

언론은 있는 사실만을 그대로， 진정성 있게 보도해야 하는 것이 첫 번째다.

그리고 우리에게 첫 번째가 되어야 할 것은 선정적 기사들에 들떠 관련 정보들을 마구 들추어 놓는 것이 아닌， 기사에 나타난 옳고 그른 정보를 판단하고 그것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다.

서태지와 이지아는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고 의견 차이와 생각의 차이 때문에 이혼했다.

그것은 누구의 간섭이 아닌 두 사람의 선택이었다.

결혼과 이혼을 두 사람이 스스로 선택했듯이 마무리도 그 두 사람이 스스로 할 수 있게 기다리고 그 후에 진실을 말해주길 기다리는 것이 진정으로 관심 있는 사람들의 태도였으면 한다.

권기선 생글기자(매괴고 3년) sharp_ros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