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화된 뮤지컬로 진정한 예술적 가치를 잃은 브로드웨이를 변화시키자는 뉴욕 '오프 브로드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 연극다운 연극을 하고자하는 '오프 대학로'가 있다.

대학로는 서울특별시 종로구 혜화로터리를 잇는 도로를 말한다. 과거 서울대학교가 위치했던 자리라 하여 대학로라는 명칭이 붙었으나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극단이 연극을 하고 있어 연극의 메카로도 불린다.

요즘 유명 배우들을 주연으로 예술성보다는 대중성에 초점을 맞춘 연극들이 대학로를 점령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대중성을 강조하여 상업화된 연극에서 진정한 의미의 연극으로 돌아가자는 '오프 대학로'의 연극들이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연극이 주목받기 시작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연극에 비해 가격이 싼 영화가 대중의 선택을 받아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극에 유명한 배우들과 TV속 스타들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대중의 관심이 쏠리게 되었고 많은 연극이 관심을 받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연극의 대중성은 연극의 발전에 크게 공헌해왔다.

그러나 요즘의 연극들은 대중성의 문제를 넘어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학로에 위치한 소극장들은 사실상 큰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작은 규모인 소극장들은 극장을 유지하기에도 벅찬 것이 현실이다.

대학로의 극장들이 유명 배우들을 섭외하여 연극 티켓을 비싸게 파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연극이 대중화된다고 하더라도 그 예술성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는 운동이 바로 '오프 대학로'이다.

'오프 대학로'의 연극들은 상업적인 문제에 구애받지 않고 적은 수의 관객이라도 보다 진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오프 대학로'는 대학로를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전파되고 있다.

명동에 위치한 '삼일로 창고극장'은 1975년 개관하여 지금까지 예술성 짙은 연극으로 소극장들 사이에서 많은 사랑을 받은 곳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삼일로 창고극장은 재정난으로 지난 2월28일 패관을 발표했다.

다행스럽게도 극장은 중구청 지원금과 기업의 도움으로 재개관하게 되어 오는 5월부터 다시 연극을 시작한다.

이처럼 많은 소극장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딛고 진정한 연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후원을 받아 적극적으로 '오프 대학로'를 시행하고 있다.

많아야 채 300명을 넘지 않는 관객들에게 진정한 예술을 보여주는 연극을 만들고자하는 극단들은 배우의 숨소리, 미세한 떨림까지도 관객들에게 전달될 수 있는 연극이 진정한 연극이라고 말한다.

사실 녹화된 필름과는 다르게 생생한 몸짓과 배우들의 땀방울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연극의 묘미이다.

연극의 대중화 또한 연극계에서 필요하지만 지나친 대중화가 상업화로 이어지는 것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관객들의 심장을 울리고 생생한 감동을 주는 연극은 싫지 않은 배우들의 땀 냄새와 아늑하고 소담한 극장에서 전해지는 것이 아닐까?

오민지 생글기자(부산국제외고 2년) dhalswl9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