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만8000명.' 작년에 방영되었던 슈퍼스타K2의 지원자 수다.

슈퍼스타K1의 지원자 수를 합치면 150만명이 훌쩍 넘는다. 케이블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 14.5%를 기록한 것도 역시 슈퍼스타K였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대중이 지금의 가요시장에 목말라 하고 있는 것을 해소시켜주었기 때문이다.

지상파 방송3사가 기획하고 있는 음악프로그램의 개수는 모두 일곱 개다.

일곱 개의 프로그램 중 아이돌 가수가 출연진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프로그램이 3개나 된다.

현재 음악시장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아이돌들은 가창력보다는 퍼포먼스와 춤 같은 시각적인 요소들을 위주로 무대를 꾸민다.

이에 반해 오디션 프로그램은 오로지 노래를 척도로 경쟁한다.

여태껏 보는 음악에 치중해 왔던 대중음악에 오디션 프로그램은 듣는 음악의 향수를 다시금 일게 해주었다.

편협한 가요시장을 마주하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된 것이 오디션 프로그램의 가장 큰 인기 이유다.

'나는 가수다'는 시청자들의 변화된 요구를 파악하고 더 과감한 방식으로 듣는 음악을 지향한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하는 오디션의 형식이 아니라, 기존 가수들을 초청해 경쟁을 통한 서바이벌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러나 '나는 가수다'는 김건모를 비롯한 여러 가수가 서바이벌 형식에 따르지 않고 재도전이란 아이디어를 수락하면서 논란에 휘말렸다.

재도전 자체가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다.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패자부활전의 형태로 재도전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나가수'에서의 재도전은 다른 프로그램과 사뭇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나가수'는 여타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1등에게 주어지는 포상이 없다. '슈퍼스타K'는 우승자를 가수로 만들어 준다는 파격적인 동기 부여 요소가 있었지만, '나가수'는 단지 꼴찌를 한 가수가 떨어지는 것 외에는 동기라고 주어진 것이 없다.

하지만 나가수의 출연진은 모두 현재 활동하고 있는 기성 가수이다.

만약 가수가 꼴찌를 하게 되면 노래를 못 부른다고 낙인 찍힐 가능성이 매우 높다.

따라서 가수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열창하고 시청자들은 그 노래에 감동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만약 재도전을 용인하게 되면 가수들이 최선을 다할 유일한 동기마저 거두어 가는 셈이 된다.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표인 음악성의 추구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흥미와 감동을 각각 얻고자 함이 아니라 노래를 듣는 감동에서 흥미를 얻고자 했다. 그러한 점에서 많은 시청자가 '나는 가수다'에 했던 비난은 결국 한 곳을 향하고 있다.

'나는 가수다'가 공백을 깨고 돌아온다고 한다.

음악성에 대한 재도전에서 성공하길 기대해 본다.


김태환 생글기자(화곡고 3년) strong9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