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한민국 수험생들에게 큰 화두가 되었던 것은 EBS 교재의 70% 수능 연계였다.

올해도 그 정책을 유지하는 동시에 체감 연계율을 높이는 방침을 내세워 EBS 교재의 중요도는 여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고3 수험생들에게 EBS 교재는 필수가 되었다.

고3 수험생들의 EBS 교재에 대한 선호도에서 지난 4월12일 기준 유명 인터넷 서점 주간 베스트셀러 20위 중에서 14위, 17위, 19위를 제외하고는 모든 순위를 EBS 교재가 석권했다.

또 많은 고교에서 수업교재로 EBS 교재를 사용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한다.

EBS의 학습출판 시장 독점은 다른 출판사들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치는 상황이다.

'새롬N제' 등 고교 학습서를 주로 출판해온 새롬출판이 최근 부도 처리되었다.

사교육을 잡기 위한 EBS 교재의 수능 연계 방침의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 시장 경쟁 체제하에선 자유로운 경쟁을 중시하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의 EBS 교재와 수능을 연계하는 방안은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고 있다. 학습출판 시장에서의 경쟁은 책의 내용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주변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EBS 교재의 질과는 무관하게 수능과 연계된다는 이유만으로 EBS 교재를 구입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EBS 교재와 다른 시중 참고서를 비교했을 때 EBS 교재의 질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다.

교재의 내용에 의해서가 아닌 정부의 정책에 의해 시장을 선점한다면 그 시장은 자유경쟁의 질서를 해칠 뿐더러 궁극적으로는 EBS의 교재 내용의 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덜하게 되어 교재의 질마저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EBS 교재를 수능과 연계하는 주목적은 사교육을 줄이자는 것이다.

EBS 책을 보고 EBS 강의만 들어도 수능을 잘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사교육을 억제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EBS 연계율이 무려 70%에 달하던 2011학년 수능에서는 언어, 수리, 외국어 모든 영역에서 상당한 난이도를 보였으며 수험생들의 체감 연계율은 낮았다고 한다.

EBS만 믿고 공부한 수험생들에겐 큰 낭패가 된 셈이다.

이런 EBS에 관한 불신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EBS가 아닌 사교육으로 발길을 돌리는 계기가 되었다.

또 학원에서는 EBS 연계 방침에 발 맞추어 강의 내용에 EBS 내용을 반영하면서 나름대로 대처를 해나가고 있다.

EBS 교재의 수능연계 방침의 사교육 억제 효과는 미미하다.

우리나라의 공교육비가 연간 16조원인 데 비해 과외비를 포함한 사교육비 총액은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GNP 대비 사교육비 비중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사교육의 감소는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일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정부의 시장개입을 통해 사교육을 줄이려는 것은 자본주의 원칙에도 어긋나며 실질적인 효과도 가져오기 힘들다.

학교교육이 정상화되면 특별한 정책이 없어도 학생과 학부모들이 공교육을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사교육도 감소하게 된다.

수능연계 여부와는 상관없이 EBS 강의와 EBS 교재의 질이 좋아서 학생들이 EBS를 선호하고 공교육 정상화에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황인성 생글기자(성남외고 3년) hwag100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