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다들 한번쯤은 이루고 싶은 꿈을 발표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의사, 경찰, 대통령, 소방관….

그중엔 과학자도 여럿 있었다.

그러나 지금 고등학교 3학년들에게선 조금 다른 말들이 튀어나온다.

과학자는 찾아보기도 힘들고 이 · 공계마저 기피한다. 이유는 대부분 두 가지에 맞춰진다.

'돈 벌기 힘드니까' '지루하니까. '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 이렇게까지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초 · 중 · 고의 주입식 교육에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때문에 과학에 대한 흥미를 잃는다.

초등학교 때 과학에 흥미가 많던 학생들도 중학생을 거쳐 고등학생이 되면 별반 다를 바 없다.

흥미를 잃는 것이 마치 통과의례처럼 보인다.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기술 · 가정만 보더라도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있다.

기술 · 가정 교과서를 펴보면 상투적인 말들이 빼곡해 학생들에게 재미 없다는 인식을 심어준다.

또한 아이들의 창의력과 독특한 생각을 길러줘야 하는 실습도 형식적으로 시행될 뿐이다.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는 실습시간에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파는 문구점 키트를 사들고 와 그대로 조립하고 심지어 교과서마저 이미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규격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도 문제다.

과학고의 경우 82%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조기졸업을 위해 3년 교육과정을 단 1년 반 만에 배우고 있다. 조기졸업을 하지 않으면 입시에서 내신과 수능성적으로 다른 학생들과 겨뤄야 하기 때문이다.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천천히 배워야 할 시간에 학생들은 속성으로 지식을 머리에 주입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부정적 여건은 대학교에 가더라도 다를 것이 없다.

국내 과학기술인 10명 중 8명은 '국내 이공계 대학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적절한 인력을 배출해 내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이공계 학과에 진학한 학생들마저 평생이 보장되는 의료계나 법조계로 진로를 바꾸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대한민국은 R&D(Research and Development) 부문 투자에서 OECD 국가 중 3위를 차지할 정도로 대규모의 돈을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막상 신문을 펴고 TV를 켜면 우리나라의 과학계는 조용하기만 하다.

일본이 15명의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동안에 우리나라는 단 한 명의 수상자도 배출하지 못했다.

20년간 이어온 이 · 공계 기피 현상은 사회 전반에 인력난을 일으키고 있고 가뜩이나 적은 이 · 공계 인재들은 인프라가 부족한 우리나라를 피해 해외로 떠나고 있다.

'과학 · 기술인재 10만을 키우자'를 슬로건으로 걸고 있는 한국경제의 STRONG KOREA 캠페인은 이러한 현실 속에 있는 이 · 공계 학생, 인재들에게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그것이 사회에 반영 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

정윤찬 생글기자(환일고 3년) diruo@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