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쇠지팡이로 땅을 꾹꾹 찔렀다.

구멍이 파이자 도토리를 넣곤 다시 구멍을 메웠다.

참나무를 심고 있었던 것이다.

난 그의 땅이냐고 물었다.

아니라고 했다.

주인을 아느냐고 물었다.

모른다고 했다.

그는 그런 데에 무관심했다.

그는 도토리 100알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심어나갔다.

지난 3년간 그는 이 아무도 살지 않는 땅에 나무를 심어왔다고 했다.

10만 그루를 심었다고 했다.

그 10만 그루 중에서 2만 그루가 싹을 틔웠다.

하지만, 그 2만 그루 중 절반은 다람쥐에게 갉혀 먹히거나 프로방스 특유의 환경 때문에 잃게 될 거라고 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1만 그루의 참나무들이 자라나게 될 것이었다.

그 황무지에서 말이다. "

식목일이면 생각나는 소설이 하나 있다.

프랑스 작가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다.

'나무를 심은 사람'에는 황무지도 인간의 노력으로 꽃이 피고 울창한 숲이 될 수 있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

하지만 현재 우리 주위엔 황무지가 없다.

당장 밖으로만 나가도 차들이 매연을 내뿜으며 쌩쌩 달린다.

또한 우리의 바쁜 일상은 나무를 심을 시간조차도 없게 만든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과 더불어 환경을 보호하자는 취지의 하나로 인터넷을 통해 나무를 심는 프로젝트가 시행되고 있다.

2009년 행정안전부의 '생생공감 국민아이디어' 정책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데서 출발한 에코트리(eco-tree)프로젝트는 나무를 심는 작은 행동 하나가 내일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개념의 친환경 실천캠페인이다.

에코트리 홈페이지의 참여 글 게시판에 12개의 글이 모여 한 그루의 나무가 되고, 에코트리 조성 숲에 실제로 나무가 심어지는 방식의 에코트리 프로젝트는 현재 누적된 나무 수량만 2700여 그루에 달하는 등 성황리에 진행 중이다.

에코트리 추진위원회는 참여 글을 올리는 학생에게는 자원봉사확인서를 발급하고 있으며 대중교통, 공공시설 이용 시에 사용할 수 있는 마일리지도 부여하고 있다.

자원봉사의 인증 범위는 연간 총 3시간으로, 참여 글 20개가 1시간으로 인정되는 방식이다.

또한 퍼온 글, 반복 등의 내용심의 과정과 함께 50자 이상의 글만 인정되고 있으며 단순 지식 전달만을 위한 글도 제재 대상이 된다.

에코트리 홈페이지에서는 이러한 참여 방식의 운영과 더불어 나무의 식재 방법, 환경 용어 등의 각종 나무에 대한 자료도 제공하고 있다.

다시 '나무를 심은 사람'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산 전체는 자연이 선사해준 건강한 생명력으로 넘쳐흘렀다. 1913년에 보았던 무너진 집터 위엔 이제 깨끗한 농가들이 사이좋게 들어서 있었다.

모두 행복하고 만족한 모습이었다. 마을은 천천히 다시 일어서고 있었다.

거리마다 소박한 시골생활의 맛을 알게 된 사람들의 건강하고 실없는 웃음소리가 가득했다.

자신의 영혼과 몸밖에는 아무 것도 없었던 한 남자가 그 황량했던 대지를 이런 약속의 땅으로 바꿔놓은 걸 생각하면 그의 인생은 너무나도 멋진 것이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한 그의 신념과 인내,그리고 아낌없는 영혼을 생각할 때마다 내 가슴은 그 노인을 향한 말할 수 없는 존경심으로 가득 차오른다. "

4월 5일.

식목일이 다가왔다.

물론 직접 나무를 심는다면 더없이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럴 여유가 되지 못한다면 에코트리를 통해 '나무를 심은 사람'이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권기선 생글기자(충북 매괴고 3년) sharp_ros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