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 변호사를 사법연수원 출신의 절반 봉급에 채용한다는 법무법인 '바른'에 채용 예정 인원의 10배가 넘는 로스쿨생이 지원했다.

내년 첫 졸업하는 로스쿨생에 사법연수원생까지 합쳐 한 해 2500명의 변호사가 배출되면서 '백수 변호사'에 대한 불안감이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바른에 따르면 이 로펌이 지난달 말부터 지난 15일까지 신입 변호사 채용공고를 낸 결과 로스쿨생 30명 이내 모집에 300여명이 지원했다.

10 대 1을 넘어선 경쟁률이다. 사법연수원생들은 10명 이내 모집에 120여명이 지원했다.

강훈 대표변호사는 "사법연수원생과 달리 로스쿨생들에게는 지도교수 추천서를 받아오도록 했는데도 이처럼 지원자들이 몰렸다"며 "100명도 지원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예상보다 2배 이상 많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경력이 화려한 로스쿨생들이 대거 지원해 놀랐다"고 덧붙였다.

로스쿨생 지원자들 가운데는 국책 연구소,국내 굴지의 대기업,대학 강사 출신의 공학 박사 학위자 4~5명을 비롯해 이공계 전문인력도 30%에 달했다.

강 대표는 "이공계 인력으로 먹고 사는 나라에서 이런 우수한 인재들이 로펌에 들어오는 것이 바람직한가 걱정될 정도"라고 말했다.

변리사 시험에 합격한 후 특허청에서 심사역으로 근무한 경력자나 경찰 간부,전문의 출신도 있었다.

회계사 출신은 일일이 세기 힘들 정도로 많다는 것이 바른의 설명이다.

바른이 로스쿨 출신의 봉급을 사법연수원 출신의 50% 수준에서 주기로 하고 채용 후에도 상당수는 3년 이내에 퇴출될 수 있음을 미리 밝힌 것에 비춰보면 이같이 화려한 '스펙'의 로스쿨생들이 대거 지원한 것은 예상밖의 일이라는 게 법조계의 반응이다.

강 대표는 "기존에 연간 1000명씩 나오던 변호사가 내년부터 2500명씩 쏟아지게 돼 대규모 취업난을 우려한 때문인 것 같다"며 "일단 붙어 놓고 다른 로펌에 또 지원해보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도원 한국경제신문 기자 van7691@hankyung.com


-변호사 시장에도 수요와 공급 논리가 적용됩니다.

내년에는 로스쿨과 기존 사법연수원을 통해 2500명의 법조인력이 배출됩니다.

로펌들은 뽑을 수 있는 모집단이 커진 반면 새내기 변호사들은 로펌에 들어가기 위해 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