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는 특별한 곳에 다녀왔다.

차를 타고 경기도 고양에서 파주 방면으로 1시간 쯤 달리면 ‘꿈나무의 집’이란 소규모 장애우 복지시설이 있다.

이곳에는 어린 10살 배기 아이부터 마흔이 넘은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장애우들이 모여 살고 있다.

장애의 경중도 각각 다르다.

꿈나무 집에 들어설 때 인사를 하며 반기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말은 못하지만 곁에서 맴돌면서 하고싶은 말을 대신해주면 “어어”라고 반응하는 아이,거동을 못해서 누워있는 아이 등.하나같이 힘들어 보이는 모습들이다.

지난 1년 동안 걸스카우트 활동을 하면서 이 시설에서 여러 차례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걸스카우트 멤버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방문했다.

혼자서 찾아간 장애우 시설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우리 사회가 장애우를 깊이 배려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꿈나무의 집’을 찾아가면서부터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장애우 시설이 왜 이렇게 외진 곳에 있어야하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내가 찾아간 곳은 도심을 벗어나 멀리 들판과 샛길을 지나 공동묘지 주변에 자리잡고 있다.

장애우 시설이 기피대상으로 여겨져서일까,시설을 지원해주는 예산이 부족해서 일까.

이유가 무엇이건 우리 사회가 장애우들을 껴안아주지 못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선진국에서는 장애우 시설이 그림같은 잔디가 펼쳐진 골프장 주변에 자리잡고 있는 곳들이 있다.

장애인들은 골프장 주변의 좋은 환경을 바라보고 산책하며 누리고,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장애우들을 보면서 건강한 삶에 대한 고마움을 새삼 느낄수 있어 서로에게 위안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골프장 허가를 내줄때 장애우 시설을 조성,운영하도록 한다면 골프를 즐기는 것 자체가 약자를 위한 봉사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장애우들의 거주 시설도 열악하다.장애우들이 사는 곳에 들어서는 일반인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건 코를 찌르는 냄새다.

어수선한 분위기는 말할 것도 없다.

4시간 동안 옷장을 정리해주고 나오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 살다보니 그럴수 밖에 없으리라.

보통 사람들에게 이곳에서 하루만 살라고 하면 견딜수 있을까.

그럼에도 평생 장애우들의 인간적 존엄성을 지켜주고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들이 있다.

봉사를 마치고 돌아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장애우를 돌보는 분들에 대해 존경심이 깊어진다.

저마다 경쟁하며 잘먹고 잘살기만을 추구할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보다 약한 사람들을 돌보는 사람들.

바로 이분들이 천사라고 생각한다.

나 같은 학생들의 서투른 봉사활동도 장애우 시설에서는 제법 도움이 된다.

옷장정리,식사 차려주기,말 벗 되어주기 등이 비장애우들에게는 일상이겠지만 장애우들에게는 뛰어넘기 힘든 장벽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장애우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장애우들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일일 것이다.

‘장애우들과 어우러져 살아가다보면 비장애우가 더 많은걸 배우고 행복해진다’는 말이 있다.

나는 지난 1년 동안의 봉사활동을 통해 이 말의 의미를 깨우치게 됐다.

최예원 생글기자(백양고 2학년) yewonstar@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