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년 만의 폭설로 강원도 전체가 근심에 휩싸였다.

1m가 넘는 기록적인 폭설로 강원 동해안 지역 18개 산간마을 640여가구 1280여명의 주민들은 폭설이 그친 지 하루가 지난 13일에도 여전히 눈 속에 고립되거나 겨우 진입로만 확보한 채 불편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고립 마을인 왕산면은 1m가 넘는 폭설로 인해 사실상 ‘육지의 섬’이 되어버린 모양새였다.

이번 폭설의 원인은 2월에 접어들면서 찬 대륙고기압의 세력이 점차 약해지면서 우리나라 남쪽에 저기압이 만들어지는 북고남저형 기압배치가 자주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러한 배치가 동해안을 지나면서 수증기를 머금게 되고, 강원지역에 폭설을 쏟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이 지역이 평소에 폭설이 내리던 지역이 아니었고, 겨울 초기엔 가뭄까지 있어 예상치 못한 피해가 심화되었다.

마을 주민의 평균 연령이 70대라는 점도 제설작업에 큰 무리가 생기게 한 원인이었다.

다행인 점은 주변 지역과의 긴밀한 협조 및 군 장병들의 제설 작업으로 빠른 속도로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닐하우스와 축산시설, 창고와 유리온실 등이 무너져 45억 7300여만원의 막대한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되고 있으며 조사가 본격화되면 피해액이 더욱 커질 것이다.

가시적 피해뿐만 아니라 보이지 않는 피해도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릉과 속초 등으로 겨울 바다를 구경하러 오는 관광객이 크게 줄어 들고 폭설 피해 지역 통근자들의 출·퇴근시간이 지연됨에 따라 지역 경제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영동지역 폭설은 피해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18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고 있는 평창 지역에선 오히려 후보지 선정에 유리한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중점 제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영동고속도로 주변은 오는 14일부터 IOC 현지 실사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뛰어난 제설 능력과 강설 조건을 갖추었다는 점을 집중 홍보할 계획이다.

자연 재해는 피해갈 수 없는 인간의 숙명이다.

갑작스런 폭설이었기에 적지않은 피해를 입었지만 빠른 대처능력과 지역 연계적 재난 구조 시스템 덕분에 더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번 폭설을 통해 국가적 재난 대책을 되짚어보고 단점을 보완하는 계기로 만든다면 위기를 통해 발전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정재희 생글기자 (광남고 2년) fkdleps2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