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 논술 첨삭노트] (48) “문제 조건에 따라 요약의 방식을 달리 해야”
지난 시간에는 제가 1번과 3번이라고 이름붙인 요약의 형태에 대해 소개드렸습니다.

그것은 외연과 내연을 기본으로 하는 형태와, ‘제시문’이라는 주어를 사용하지 않는 직접 서술형태였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제가 2번과 4번이라고 이름붙인 합쳐쓰기 형태와 중간결론 사용 형태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 외연과 내연을 합쳐서 사용하는 경우


이것은 사실 1번 요약 형태, 즉 외연과 내연으로 구성되어 있는 2문장 구조를 하나로 합친 것에 불과합니다.

합친 이유는 뻔하지요.

분량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제시문이 달랑 두세개라면 모르지만, 4개 혹은 5개, 그 이상이 되기라도 한다면 요약하기가 애매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외연과 내연을 합쳐서 처리한 것입니다.

이 구조를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내연과 외연의 연결에 매우 유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수업을 해보면, 가장 흔히 쓰이는 패턴임에도 불구하고 초보자들은 2번 요약 패턴에서 가장 크게 어려움을 겪습니다.

그들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크게 나누어 ①주어+동사의 호응 문제 ②내연과 외연의 연결구(관계) 설정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주어 동사의 호응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제시문 (가)’라는 주어에 대해 외연도 언급하면서, 동시에 내연도 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나의 주어에 2개의 동사를 사용할 뿐더러, 그 안의 외연과 내연에도 모두 주어+동사가 사용되기 때문에 더욱 더 헷갈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내연과 외연의 연결구 문제는 1번 요약에서 발생되는 그것과 비슷합니다.

즉, 외연과 내연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를 놓고 고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조건 <이므로>라고 말하기엔 애매한 구석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 다양한 관계에 따라서 연결되는 형태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기본이 되는 문장은 이렇습니다.

<제시문 (가)는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표 1>
[생글 논술 첨삭노트] (48) “문제 조건에 따라 요약의 방식을 달리 해야”
이 방법은 이외에도 기계적인 반복을 피하기 위해 외연부를 수식어구로 올릴 수도 있습니다.

제시문이 많은 경우 비슷한 유형의 요약이 반복되면서 나타날 수 있는 지루함을 없애는 방식입니다.

<<경제학적, 혹은 사회학적 접근을 통해 하나의 사회갈등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입장의) 제시문 (가) 역시 어떠한 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더군다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외연부에 정보를 몇 개 더 첨가하면 그 뿐입니다.

이미 내연은 어느 정도 고정되어 있는 것이니 외연을 조절함으로써 분량을 통제할 수 있게 됩니다.

이외에도 시와 같은 자료가 등장했을 경우 <형상화하며>라든지, 그림과 같은 경우 <묘사하며>와 같이 맥락에 맞게 동사를 구성할 수 있으므로, 어느 때고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중간결론을 두는 형태


보통 이와 같은 경우는 제시문 4개를 놓고 비교하거나, 혹은 비교가 좀처럼 되지 않은 구조의 제시문일 경우에 사용합니다.

즉 제시문 요약으로부터 바로 전체결론에 이를 수 없을 경우 사용하는 것이지요.

상대적으로 이 요약은 내용을 길게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첫 문장에 핵심이 등장하므로, 차이점을 비교하기 편하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물론, 반대로 공통점을 쓸 때에도 유용합니다.

하지만 분량이 어느 정도 필요하므로 그 부분을 반드시 감안하고 시도해야 합니다.

다음의 예시답안을 보면, 각 핵심은 문제조건인 ‘비교하라’에 따라서 대립되는 개념을 제시하게 되어있습니다.

당연히 순기능(A)와 역기능(B)라는 대립된 개념이 사용되었습니다.

<<두 제시문은 선입견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서로 상반된 관점을 지닌다.

제시문 (가)는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필요한 선이해의 순기능(A)에 주목한다.

안전을 위해 예측된 정보를 필요로 하는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매번 상황에 따른 예측을 반복해야 하는 일은(S) 번거로울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런 반복을 방지하기 위해 안정된 예측값을 선이해로서 미리 작동시키게 된다.

이와 달리, 제시문 (나)는 무조건적인 선이해의 적용이 갖는 역기능(B)를 부각시킨다.

안전을 위해 안정된 정보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그 예측에 포함되지 않는 예외값이(S)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입견은(S) 이 정보를 일반화하여 판단하기 때문에 문화적, 정치적 오해와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각 요약의 첫 문장은 일종의 중간결론입니다.

순기능과 역기능이라는 단어는 임의적으로 작성자가 찾아낸 것입니다.

이런 것이 논술센스겠지요. 보다시피, 이렇게 중간결론을 내릴 경우, 두괄식 부분의 분량이 아무래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좀 더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지요.

주어가 모두 다른 것도 특이한 점 중 하나입니다.

즉, 제시문 (가)나 (나)를 라는 인용주어 대신에 직접 서술이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애꿎은 반복을 피하기 위함입니다. ‘제시문 (가)’라는 주어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쓸 이유가 없지요.

이렇게 비교가 좀처럼 되지 않을 경우뿐만 아니라, 4개의 제시문을 2대 2로 요약할 경우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좀 더 정교하게 대립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 예시를 보시죠.

<<두 제시문은 이윤 추구를 최대의 목적으로 삼는 자본주의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하여 상이한 관점을 보이고 있다.

제시문 (가)는 자본주의가 초래한 현실에 대하여 부정적인 입장이다.

①은 자본주의가 비윤리적으로 이윤만을 추구함으로써 초래한 독점 담합, 양극화 등의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②는 자본주의에서 기업은 이윤에 몰두한 나머지 노동자를 한낱 부품취급하였다고 비판한다.

반면에, 제시문 (나)는 자본주의가 낳은 현실에 대하여 긍정적인 입장이다.

①은 빌게이츠와 같은 개발자들이 자신의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행동한 것이 결과적으로는 사회적체의 발전 원동력이 되었다고 설명한다.

②는 개인이 갖는 부와 명예에 대한 환상이 인간을 더욱 근면하고 부지런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 보았던 요약의 형태를 정리해보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는 각 대학의 논술가이드의 내용을 참조해보았을 때, 현재 대한민국의 논술시험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는 패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표 2>
[생글 논술 첨삭노트] (48) “문제 조건에 따라 요약의 방식을 달리 해야”
다음 시간에는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문제유형인 <공통점 찾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S·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