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하반기에 열린 교내 축제에서 경제반 동아리는 보드게임 및 즐길 거리 제공과 함께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경제 이슈와 관련한 4가지 주제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 통일세 부과, 기업의 사회 환원, 최저임금 인상 등을 찬반으로 나누어 본인의 생각과 부합하는 의견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방문객들 중 자발적으로 참여한 101명 중 대부분이 고등학생이었다는 점에서 이러한 경제 관련 서베이가 더 큰 의미가 있다.

서울 강남지역 고등학생들이 경제 이슈들에 관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정리해보았다.

첫 번째로, 오픈 프라이스 제도의 찬성과 반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이다.

총 101표 중 찬성 40표(39.6%), 반대 56표(55.4%), 중립 5표로 반대가 조금 우세했지만 진행된 네 가지 주제의 서베이 중에서 가장 경합이 치열했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의 찬성을 지지한 학생들의 전반적으로 '인접해있는 가게들이 서로 경쟁하면서 가격을 낮출 것'이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반면에 반대 표를 던진 학생들은 '오히려 가게들이 서로 담합에 이전의 소비자 권장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SSM(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슈퍼마켓)들의 등장으로 경쟁력이 약한 소위 동네 슈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오픈 프라이스 제도에 따라 학교 내 매점 판매 품목들의 가격 상승에 대해 대다수의 학생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어서 그 결과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통일세 납부와 관련해 학생들의 의견을 조사했다. 통일세를 지금부터 납부해야 한다는 의견이 34표(33,6%), 통일세 납부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의견이 64표(63.4%), 중립 3표로 통일세를 납부하는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통일세 납부 정책을 지지하는 학생들은 주로 '미리부터 준비해도 턱 없이 모자란 것이 통일이며, 독일 등의 선례를 경험삼아 시행착오를 최소화 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통일세 납부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많은 경우에 '세금을 납부하기 이전에 통일을 해야 하는 건가?'하는 의문을 많이 가졌다.

다수의 고등학생들이 전후시기를 겪지 않아 통일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는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세 번째로, 기업이 사회에 환원(사회기부 등)을 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서는 의견이 확실히 한 쪽으로 치우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기업의 사회 환원 활동이 의무적이라는 의견이 81표(80.19%)로 반대 18표(17.8%)보다 훨씬 우세했다.

기업이 사회에 기여를 해야 한다는 찬성 쪽 의견이 압도적으로 우세를 보인 것은 최근 우리나라 학생들에게 도덕성이 결여되었다는 주장을 꺾어놓기에 충분했다.

일부는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기업에 특혜를 많이 줬기 때문에 받은 것은 돌려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반면에 '대기업의 성장 덕분에 국가 경제가 성장할 수 있었다'는 의견과 '기업은 이윤을 추구하는 단체이므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과는 상관없다'는 의견이 반대에 표를 던진 사람들의 다수를 차지했다.

마지막 네 번째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찬반 서베이에 대한 결과도 한 쪽으로 쏠리는 현상을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에 찬성하는 표가 83표(82.2%)로 반대 13표(12.9%)의 6배 이상이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벌써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를 생각하고 최저임금 인상이 봉급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까지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위에 4가지 주제의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들이 경제적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실질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게다가 우리 경제반 부원들이 직접 주제를 고르고 준비를 해서 진행한 설문조사라서 더욱 의미가 있었다.

허백 생글기자(경기고 2년) huhbaek10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