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경제라는 것은 다른 학문과는 달리 현대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어느 누구도 생산 소비 지출 등의 경제적 활동을 수행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학적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여타 학문의 기본 지식을 갖고 있는 것과는 달리 살아가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경제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경제지식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런 믿음 아래 지난 2년여간 '경제교과서 친구 만들기'와 '경제교과서 뛰어넘기'라는 칼럼을 통해 경제 지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읽기자료를 연재해 왔다.
하지만 단순히 경제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경제학이 가지는 진정한 유용성이 학생들에게 전달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에게 경제 과목 역시 대학 진학을 위해 필요한 과목 중 하나로 치부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말이다.
이런 의구심과 고민 속에서 '인문학과 경제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칼럼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제 '인문학과 경제의 만남'이라는 칼럼을 통해 경제학이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필수불가피한 학문이며, 그 어떤 학문 못지않게 인간과 사회의 본연의 모습을 조명하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원리를 규명해 내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려 한다.
이런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인류가 경제학에서 제시하는 개념들을 애덤 스미스가 경제학이란 학문을 태동시키기 전부터 사용해 오고 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즉 우리는 경제학적 용어로 규명되고 설명되기 이전부터 우리 자신도 모르는 채 경제적 원리를 사용해서 생활해 오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인문학이란 인간의 조건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으로 철학과 문학 역사 언어 종교 예술 등을 포괄하는 학문이다. 즉,인문학은 우리 인류의 발자취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우리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단군신화에도 경제적 논의의 중요성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려 한다.
우리 역사의 첫 쪽에 해당하는 순간부터 경제적 담론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 있게 '인문학과 경제의 만남'의 화두를 여는 자료란 없을 것이다.
단군신화는 삼국유사에 기재되어 있는데,그 일부분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환웅이 무려 3000명을 거느리고 태백산(백두산) 꼭대기에 있는 신단수 밑에 내려와 신시라 이름 붙이니 그가 환웅천왕이었다. 그는 풍백,우사,운사를 거느리고 곡식과 수명과 역병과 형벌과 선악을 주관하여 무릇 인간의 360여가지 일을 주관하며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위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군신화에서 단군의 아버지 환웅은 풍백,우사,운사라는 세 사람을 거느리고 세상에 내려온다.
이들은 당시 가장 중요한 경제활동이자 산업이라 할 수 있는 농업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주된 요소들을 의미한다. 풍백은 바람을 주관하는 주술사를,우사는 비를 주관하는 주술사를,운사는 구름을 주관하는 주술사를 각각 의미한다.
즉,날씨를 관장하는 주술사들로 나라의 가장 높은 어른이 가장 중요시해 함께 데려온 사람들이 전부 농사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날씨를 관장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신화란 인간이 다른 인간에 대한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사용한 주요한 수단 중 하나로,지배계층이 자신들을 일반인과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로 포장하여 자신들이 가진 지배 권력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만들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태동한 개념이다.
여기에 지배계층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피지배계층의 번영을 위해서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설득할 수 있다면 그들의 권력은 더 공고해 질 것이다.
단군신화에도 이런 전형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다.
지배계층 단군은 하늘의 아들임과 동시에 많은 사람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경제활동인 농사를 번성시키기 위해 온 사람인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경제활동을 처음 목격할 수 있었던 시기는 신석기시대부터다. 신석기시대는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농사를 짓기 시작한 시기다.
농사를 짓기 이전에는 생산활동에 있어서 계획을 세우거나 효율성을 도모하기 어려웠다. 사냥이나 채집 활동은 하루하루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사냥을 하는 사람과 농사를 짓는 사람,가축을 키우는 사람 등으로 분업이 발생하게 되었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핀 공장의 예시를 통해 언급했듯이,분업은 생산활동에서 효율성의 증대를 가져다 주는 주요한 수단 중 하나이다.
핀 공장에서 철사를 펴는 일만 하는 사람과 철사를 붙이는 일만 하는 사람 등으로 일이 분업화되어 있어 생산성이 늘었다고 그가 묘사했듯이,이미 신석기시대에도 인류는 분업이 자신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주요한 수단임을 깨닫고 있었다.
이런 과정이 보다 진전되어 분업의 형태가 더 세분화되고,고착화되어 최초의 직업들로 자리매김했을 것이다.
신석기 초기에 형성된 직업들은 사냥꾼 농부 등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직업들로만 구성되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분업과 농사 기술의 발달로 인해 잉여 생산물이 생겨나게 되면서 생산활동과는 관계없는 직업인 주술사, 추장 등의 직업도 등장하게 되었을 것이다.
바로 신분제 사회의 출현은 생산성의 증대로 인한 잉여생산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청동기시대에 해당하는 단군신화 역시 바로 이런 과정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단군신화 속에 등장한 풍백,우사,운사의 언급 속에서 당시에도 생산활동과 관련 없는 직업군이 형성된 단계였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또 단군이라 칭하는 지배계층은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으며, 자신들의 권력 형성에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농업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모습이 풍백,우사, 운사로 투영되었다.
또 이 부분에서 지배계층이 피지배계층에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설득하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오늘날 많은 정치가들이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들고 선거에 참여하는 모습과 동일하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단군신화를 통해서 경제문제가 우리 역사가 열리는 시점부터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으며,당시의 사회구조 역시 경제적 문제를 중요시 여길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연재될 '인문학과 경제의 만남' 칼럼에서 언급될 많은 문학,예술,철학,역사적 사건들을 통해서 보다 구체적인 모습들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이런 작업들을 통해서 많은 학생이 경제적 지식을 갖추고 합리적인 경제인으로서 생활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
박정호 KDI 전문 연구원 aijen@kdi.re.kr
경제라는 것은 다른 학문과는 달리 현대인으로서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는 학문이다.
어느 누구도 생산 소비 지출 등의 경제적 활동을 수행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제학적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은 여타 학문의 기본 지식을 갖고 있는 것과는 달리 살아가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이점을 갖고 있다.
특히 경제가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는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경제지식은 더 이상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런 믿음 아래 지난 2년여간 '경제교과서 친구 만들기'와 '경제교과서 뛰어넘기'라는 칼럼을 통해 경제 지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읽기자료를 연재해 왔다.
하지만 단순히 경제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경제학이 가지는 진정한 유용성이 학생들에게 전달되기 어렵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에게 경제 과목 역시 대학 진학을 위해 필요한 과목 중 하나로 치부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말이다.
이런 의구심과 고민 속에서 '인문학과 경제의 만남'이라는 새로운 칼럼을 기획하게 되었다.
이제 '인문학과 경제의 만남'이라는 칼럼을 통해 경제학이 학생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필수불가피한 학문이며, 그 어떤 학문 못지않게 인간과 사회의 본연의 모습을 조명하고 그 속에 숨어 있는 원리를 규명해 내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려 한다.
이런 일련의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인류가 경제학에서 제시하는 개념들을 애덤 스미스가 경제학이란 학문을 태동시키기 전부터 사용해 오고 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즉 우리는 경제학적 용어로 규명되고 설명되기 이전부터 우리 자신도 모르는 채 경제적 원리를 사용해서 생활해 오고 있었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인문학이란 인간의 조건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으로 철학과 문학 역사 언어 종교 예술 등을 포괄하는 학문이다. 즉,인문학은 우리 인류의 발자취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오늘은 그 첫 시간으로 우리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단군신화에도 경제적 논의의 중요성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려 한다.
우리 역사의 첫 쪽에 해당하는 순간부터 경제적 담론이 담겨 있다는 사실을 제시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 있게 '인문학과 경제의 만남'의 화두를 여는 자료란 없을 것이다.
단군신화는 삼국유사에 기재되어 있는데,그 일부분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환웅이 무려 3000명을 거느리고 태백산(백두산) 꼭대기에 있는 신단수 밑에 내려와 신시라 이름 붙이니 그가 환웅천왕이었다. 그는 풍백,우사,운사를 거느리고 곡식과 수명과 역병과 형벌과 선악을 주관하여 무릇 인간의 360여가지 일을 주관하며 세상을 다스리고 교화하였다."
위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단군신화에서 단군의 아버지 환웅은 풍백,우사,운사라는 세 사람을 거느리고 세상에 내려온다.
이들은 당시 가장 중요한 경제활동이자 산업이라 할 수 있는 농업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주된 요소들을 의미한다. 풍백은 바람을 주관하는 주술사를,우사는 비를 주관하는 주술사를,운사는 구름을 주관하는 주술사를 각각 의미한다.
즉,날씨를 관장하는 주술사들로 나라의 가장 높은 어른이 가장 중요시해 함께 데려온 사람들이 전부 농사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날씨를 관장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 것이다.
신화란 인간이 다른 인간에 대한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사용한 주요한 수단 중 하나로,지배계층이 자신들을 일반인과 구별되는 특별한 존재로 포장하여 자신들이 가진 지배 권력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만들어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태동한 개념이다.
여기에 지배계층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권력을 향유하는 것이 아니라 피지배계층의 번영을 위해서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설득할 수 있다면 그들의 권력은 더 공고해 질 것이다.
단군신화에도 이런 전형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것이다.
지배계층 단군은 하늘의 아들임과 동시에 많은 사람이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경제활동인 농사를 번성시키기 위해 온 사람인 것이다.
인류 역사에서 경제활동을 처음 목격할 수 있었던 시기는 신석기시대부터다. 신석기시대는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농사를 짓기 시작한 시기다.
농사를 짓기 이전에는 생산활동에 있어서 계획을 세우거나 효율성을 도모하기 어려웠다. 사냥이나 채집 활동은 하루하루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사냥을 하는 사람과 농사를 짓는 사람,가축을 키우는 사람 등으로 분업이 발생하게 되었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핀 공장의 예시를 통해 언급했듯이,분업은 생산활동에서 효율성의 증대를 가져다 주는 주요한 수단 중 하나이다.
핀 공장에서 철사를 펴는 일만 하는 사람과 철사를 붙이는 일만 하는 사람 등으로 일이 분업화되어 있어 생산성이 늘었다고 그가 묘사했듯이,이미 신석기시대에도 인류는 분업이 자신들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주요한 수단임을 깨닫고 있었다.
이런 과정이 보다 진전되어 분업의 형태가 더 세분화되고,고착화되어 최초의 직업들로 자리매김했을 것이다.
신석기 초기에 형성된 직업들은 사냥꾼 농부 등 생산활동에 종사하는 직업들로만 구성되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분업과 농사 기술의 발달로 인해 잉여 생산물이 생겨나게 되면서 생산활동과는 관계없는 직업인 주술사, 추장 등의 직업도 등장하게 되었을 것이다.
바로 신분제 사회의 출현은 생산성의 증대로 인한 잉여생산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청동기시대에 해당하는 단군신화 역시 바로 이런 과정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단군신화 속에 등장한 풍백,우사,운사의 언급 속에서 당시에도 생산활동과 관련 없는 직업군이 형성된 단계였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또 단군이라 칭하는 지배계층은 자신들이 직접적으로 생산활동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제공해 주고 있으며, 자신들의 권력 형성에 근본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농업 생산성을 유지하는 데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점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모습이 풍백,우사, 운사로 투영되었다.
또 이 부분에서 지배계층이 피지배계층에 경제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고 설득하려는 노력도 엿볼 수 있다.
이러한 모습들은 오늘날 많은 정치가들이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공약을 들고 선거에 참여하는 모습과 동일하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단군신화를 통해서 경제문제가 우리 역사가 열리는 시점부터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으며,당시의 사회구조 역시 경제적 문제를 중요시 여길 수밖에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연재될 '인문학과 경제의 만남' 칼럼에서 언급될 많은 문학,예술,철학,역사적 사건들을 통해서 보다 구체적인 모습들을 살펴보게 될 것이다.
이런 작업들을 통해서 많은 학생이 경제적 지식을 갖추고 합리적인 경제인으로서 생활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길 희망한다.
박정호 KDI 전문 연구원 aijen@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