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마다 캐럴이 흘러넘치고 밤새도록 불빛을 밝히며 가족과,때론 연인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연말이 다가왔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주변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해 선물을 주고받는 횟수도 상승곡선을 그리는 바로 그때이다.

무엇보다도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시키고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인들은 이때를 손꼽아 기다리는데,실제로 우리 경제에 좋게 작용하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

냉철하게 경제학적 관점으로만 본다면 선물을 주고받는 것은 그 상품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효과만 낳게 된다.

실제로 경제학자인 조엘 월드포겔 박사가 미국 예일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선물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했을 때 10~33%가 사중손실(dead-weight loss)을 입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오죽하면 '선물대신 현금'이라고 할까.

하지만 수치적 가치반감을 상쇄하는 정신적 가치가 존재하기에 실질적으로는 경제학적으로 플러스 요인이 된다.

그것이 좋든 싫든 일단 남에게 받는 것이니까.

연인 특수도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극장가나 음식점,제과점,금은방 등을 꼽을 수 있는데,연말을 함께 보내며 뜻 깊은 추억을 만들고 싶어 하는 연인들이 영화를 보거나 저녁을 함께하고 커플링이나 커플룩 등을 맞추면서 친밀감이 높아지는 만큼 관련 업계의 매출이 동반 웃음짓게 되는 것이다.

2010년까지의 매출 추이변화 조사 결과 대부분의 관련 업계 매출액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연인을 바라보는 솔로들의 시선은 곱지 않지만 상인들은 그저 웃음만 짓는 까닭이다.

지출 인구의 증가도 한 요인이다.

수능이나 학교시험 등으로 1년 동안 소비욕구를 자제해오던 학생들이 수능이 끝나고 학기가 마무리되면서 거대한 수요층을 형성해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이들을 붙잡기 위해 시장은 '할인전략'을 내걸게 되고 아무리 값을 내렸다고 해도 지출인구가 많아 순이익은 증가하게 된다.

이른바 '박리다매'효과이다.

또한 이들은 미래의 잠재적 지속고객이기 때문에 업계는 이들의 마음을 확실히 붙잡아놓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한다.

당장은 확실한 매출 상승폭을 그리지 못하더라도 미래를 내다보며 준비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처럼 경제적 의미 말고도 연말은 우리에게 많은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정리함과 동시에 소홀했던 인간관계를 재정립하는 시간을 갖고,더불어 경제를 활성화시킨다는 대의적(?) 명분까지 갖추어 그간 꽁꽁 묶어놓았던 통장을 열어보는 것은 어떨까.

정재희 생글기자 (광남고 2년) wjdwogml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