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쿨 오브 락(school of rock)'에서는 부모들의 지나친 과욕 때문에 끼를 감추고 살아가는 아이들이 나온다.

획일적인 교육에 염증을 느낀 아이들은 교실에서의 일탈을 꿈꾸며 자신들을 보호해 줄 방패막이가 필요했고 이런 소망은 친구를 사칭하여 교사로 부임한 '듀이 핀'의 세계와도 맞아떨어진다.

'듀이 핀'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딱딱한 수업을 거부하고 아이들에게 '록'음악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품위와 기품을 겸비한 '클래식' 음악만을 고집하던 아이들에게 클래식기타 대신 전자기타를, 첼로 대신 베이스를, 피아노 대신 전자 오르간을, 타악기 대신 드럼을 선택하게 한 것이다. 아이들은 밴드를 하면서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자기 자신만의 개성을 배워나간다.

여기. 또 하나의 '스쿨 오브 락(school of 樂)' 이 있다. 충북의 매괴고등학교에서는 획일적인 학년제의 틀을 벗어나 학생 개개인의 잠재적인 능력을 키워주려는 목적으로 방과후학교 '무학년제' 수업이 진행 중이다.

예쁜글씨POP, 종이접기, 영어회화반, 독서연극반 등 많은 수업들이 있는 가운데 '독서연극반'은 10월 독서축제에서의 공연을 목표로 소설가 김려령의 '완득이'를 각색, 연습 중이다.

독서연극반을 찾아 자신들의 끼를 발견하고 키워가는 학생들과 학생들을 지도하시는 김은경 선생님을 만나보았다.

▼제자들과 함께하는 독서연극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김은경 선생님: "연극을 시작할 때마다 늘 망설이게 됩니다.

일단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매년 고민 끝에 힘든 연극을 궁시렁거리면서도 하게 되지요.

왜냐하면 연극은 학생들의 창의력과 인성을 계발하기에 너무도 좋은 수업 활동일 뿐만 아니라, 공동체 집단이 하나가 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기에 학생들의 공동체의식 함양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거창한 이유보다 저는 연극을 통해 학생들이 숨은 재능, 숨은 열정, 감춰진 자신감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면 눈물나는 희열을 느낍니다.

또한 학생들은 연극을 하기 전까지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얼마나 창의적인 존재인지 알지 못하지만 막상 연극이 시작되면 '너희들은 정말 대단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지?'

이런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합니다.

연극의 매력은 그런 학생들의 변화를 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연극 연습하면서 힘든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윤하람 군(17): "저는 원래 말하는 것이 빨라요.

그런데 관객이 제 목소리를 정확히 들으려면 제가 느리게 말해야 하잖아요. 그 습관을 고치려니 참 힘들어요.

또 감정을 실어서 연기하는 게 제일 어렵더군요. 감정을 실어서 대사를 한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도 모르겠고 하는 법도 잘 모르겠어요. "

▼연극을 하면서 자신의 삶에 생긴 변화가 있다면요?

김선미 양(17): "제게 연극은 정말 많은 것을 깨닫게 해줬어요.

개인 연습도 중요하지만 전체를 이끌어가는 하나하나의 구성원 모두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요.

또 항상 완벽히 연기하는 친구들이 있는가 하면 몇 번의 연습과 충고를 받아들여 그 충고를 자신의 장점으로 만드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열정'이라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연극을 하게 되면 열정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매력을 느껴요. "

연습을 하는 독서연극반 학생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열정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학교 수업이 딱딱하고 지루하다고 느껴진다면, 특성화된 '연극'에 참여해 자신감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

권기선 생글기자(매괴고 2년)sharp_ros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