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라는 것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항상 시대에 맞게 끊임없이 변화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고 우리는 그것을 언어의 역사성이라고 부른다.

즉, 새로운 말이 새로 생기기도 하고, 소멸되기도 하고, 그 의미가 바뀌기도 하면서 언어가 가역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단지 내가 언어를 바꾸고 싶다고 해서 개인이 마음대로 바꿀 수는 없다.

언어가 변화하려면 수많은 사람(언중)이 인정할 때 비로소 바뀌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똑같은 한글을 쓴다 해도 언어에는 시대의 모습이 반영되어 조선시대와 현대 언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럼, 이제 21세기 우리가 쓰는 언어를 살펴보자.

세계화를 외치면서 우리의 한글은 우리나라의 고유의 것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만큼 퇴색되어 있다.

단순히 영어와 한글의 잘못된 조합, 콩글리시 때문이 아니다. 우리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어 우수함을 인정받은 한글을 우리 스스로 가치를 깎아내리고 있다.

경박하고 저속한 언어인 비속어의 공공연한 사용과 인터넷 은어는 어느새 우리의 평상시 언어가 되어버렸다.

'한글의 날'(매년 10월9일)만 반짝 한글의 올바른 사용을 강조하고, 시간이 흐르면 어느새 그런 의지와 다짐은 흐지부지 된 채 비속어와 은어를 거리낌없이 사용하고 있다.

문제의 심각성은 국민에 모범이 되어 올바른 언어를 써야 하는 방송사와 우리가 매일 쉽게 접하고 듣는 노래에서도 나타난다.

우선, 방송사를 한번 보자. 케이블TV의 저속한 언어의 사용은 둘째 치고, 공중파에서도 이런 문제점은 피해 갈 수 없다.

저속한 언어가 가장 많이 방송에 노출된 방송사는 MBC, KBS, SBS 순으로, 특히 예능프로그램과 드라마에서 저속한 언어를 많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말 예능 프로그램의 경우 1분마다 1건 이상의 저속한 표현이 사용되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

방송의 공공성과 파급력 때문에 방송에서 비속어, 은어, 차별적 표현 등을 사용하게 되면 시청자들은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방송 관계자들도 자신들의 고충을 하소연한다.

시대의 흐름상, TV가 생활을 반영하기 때문에 그런 저속한 표현을 쓰지 않는 것이 불가피 하다고 그들은 토로한다.

어쩌면 방송에서 난무하는 비속어도 이제는 트렌드가 되어 버린 듯하다.

다음으로 우리가 즐겨 듣는 음악에서도 언어표현의 문제점은 현저히 드러난다.

선정적인 춤과 자극적인 노래가 인기를 끌고, 선정적인 가사로 인해 방송 불가판정을 받는 노래도 상당하다.

"Kill me or love me...." (난 네 안에서 죽을래) 라는 등의 자극적인 가사나 "네 주둥일 잘라…여자라고 얕잡아 보다가 네 다리 사이 까일 수가 있단 말이야" 등의 과격한 표현의 가사가 담긴 노래가 늘고 있다.

과연 우리는 이런 문제를 단순히 표현의 자유라고 여기고 내버려 두어야 하는 걸까?

아니면 표현의 자유보다 국민들의 올바른 언어사용을 위해 제재하고 제한해야 하는 걸까?

한글의 날 특집으로 '한글의 날 우리말 겨루기' '바른말 고운 말' 과 같은 반짝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 아니라 평소에 우리 모두 한글의 올바른 사용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고 실천할 필요가 있다.

김민지 생글기자(서울국제고 2년) kmjee706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