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은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오래도록 유지되던 군사적 냉전, 하지만 끝난 줄만 알았던 냉전은 이제 '천연자원'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앞세운 채 신냉전체제로 접어들게 되었다.

세계는 이제 자원을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로 양분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국제적인 이슈가 되었던 중 · 일 간의 희토류 갈등은 이러한 현상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는 대목이다.

희토류는 주로 반도체 등의 제작에 사용되는 희귀 금속으로 스칸듐 · 이트륨 및 란타넘 계열의 은백색 17원소의 총칭이다.

문제는 이 희토류의 중국 매장량이 세계 시장 점유율의 93%를 차지할 만큼 집중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특정 국가에 자원 매장량이 한정되어 있는 경우, 자원을 무기 삼아 시장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최악의 경우 국제무역질서가 파괴될 수 있다.

다행히도 중국은 지난 15일 "희토류 수출 제한은 세계무역기구(WTO)의 정책에 부합하는 조치"라고 밝히며 이번 수출 제한은 보복무역이 아닌 천연 자원 보호 목적이라고 밝혔다.

만약 천연자원의 무기화와 관련해 WTO의 관련 규정이 없다면 어떠한 상황이 초래되었을까.

대한민국은 이러한 자원 위협으로부터 안전한가?

마음 아프지만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리튬과 희토류 등 희귀 금속은 물론, 기타 자원 역시 거의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IT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지만 주재료인 희토류 비축량은 작년 기준 3t분량으로 하루치 비축량도 되지 않고, 더 큰 문제는 대비책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작년부터 선진국들이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데도 정부는 대책회의 한번 열지 않았다.

여론을 의식한 듯 정부는 뒤늦게 희유금속 확보 경계령을 내렸다.

정보기술(IT)과 녹색산업 분야의 필수재료인 희유금속을 확보하기 위해 홍천,충주,울진 등 전국 11곳에서 정밀탐사를 벌이고, 자원전쟁 격화 등 비상시를 대비해 2016년까지 크롬과 몰리브덴 등 8종을 총 7만6000t 비축하고 희유금속 저장을 위한 비축창고도 계속 짓기로 했다.

또한 국내 기업인 '내츄럴솔루션'은 볼리비아의 리튬개발 사업권을 따내며 안정적 자원 확보의 길을 열었다.

하지만 이걸로는 부족하다. 국내 주요 자원 매장량이 거의 바닥에 가까운 만큼 자원 부존국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고 한 국가에 수입을 전량 의존하는 것이 아닌 여러 국가로부터 나누어 수입해야 한다.

또한 다가오는 서울 G20정상회의에서 타국과 자원 무역에 대한 안전협상을 통해 자원 무기화를 막아야 한다.

또 다른 오일 쇼크를 막기 위해서 국제사회 모두의 자원 확보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정재희 생글기자(광남고 2년) wjdwogml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