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4호 2010학년도 고려대학교 모의문제 중 수리문제 풀이

[생글 논술 첨삭노트] (33) 주어진 조건에 따라 세밀하게 분석해야
실제로 이 문제에 대한 고려대 측의 해설을 보자면 '어떻게 풀어야 한다는 것이지?'와 같은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갑은 을이 수락할 만한 과소하지도 않고 과도하지도 않을 금액들 중에서 자신의 복합이익을 극대화하는 제안을 하게 될 것임을 추론하여야한다. >

와 같은 해설은 오히려 학생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죠.

구체적으로 답이 얼마라고 적거나, 이것이 어떤 책에서 따온 내용이라는 것을 알려주었으면 오죽이나 좋았을까요.

미리 말씀드리지만, 고려대 수리 논술을 풀기 위해서는 시중에 나와 있는 경제학원론 서적들을 좀 훑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어차피 교과서 내용만으로 배울 수 있는 내용이 아닙니다.

자, 이제 문제를 풀어보겠습니다.

A에서 갑은 (마음속으로) 을이 공정한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를 희생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보다 더 많은 이익을 나눠줄 수는 없습니다.

어찌됐든 복합이익이라고 해도, 자신의 이익에 손해가 오진 않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므로 1/2보다는 아주 쬐금 적은 금액(절반이라고 해도 무방)을 제시할 것이란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갑이 그 어떤 금액을 나름대로 공정하게 제시한다면 을 입장에서는 그런 마음 씀씀이에 고마워하며, 갑을 공정하게 여길 것이지요.

하지만 공정함을 벗어나서 제안이 들어온다면 을의 입장에서는 난감하게 됩니다.

불공정함에 대해 B에 따라 보복을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C에 따르면 제안액이 49만원일 경우와 1만원일 경우는 그 행동에 있어서 차이가 생기게 됩니다.

그러므로 을의 입장에서는 최대값인 50만원, 최저값인 어느 값 정도를 생각하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갑 역시도 최소값 50만원과 최대값 몇 사이에서 고민해야 합니다.

이를 그림으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생글 논술 첨삭노트] (33) 주어진 조건에 따라 세밀하게 분석해야
이 상황에서, 갑은 을이 공정한 사람이란 걸 알고 있었다는 것을 떠올려 보죠.

즉, 갑은 남에게 받은 금액 중 절반을 을에게 베풀 정도로 공정했습니다.

을 역시 이 점을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을 역시 남에게 받은 금액의 절반을 다시 갑에게 건네줄 정도의 공정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지요.

그러면 갑은 75만원 정도면 충분히 을이 이해해줄 것이라고 예상하게 됩니다.

여기서 갑 역시 을의 태도에 공정함을 느꼈으므로, 그에 대해 다시 희생을 할 수 있습니다.

되돌아온 25만원(1/4) 중에서 다시 12.5만원(1/8)을 떼어 을에게 넘겨줄 공정심이 생기는 것입니다.

이제 이것이 반복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을은 다시 6.25만원(1/16)을 돌려줄 공정심이 생기고요.

이 과정을 반복하는 상황은 등비수열의 수렴값으로 표현됩니다.

즉, 갑이 다시 되돌려주게 되는 금액만 50만원에 더하면 수렴값이 나오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를 정리해서 표현하자면, 최초로 제안하는 값(1/2)이 초항, 거기에 공비가 1/4인 등비수열이 됩니다.

등비수열의 합을 구하는 공식(초항×1/1-공비)에 의하여 답은 받은 금액의 2/3(66.7%)가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구성된 학생 답안입니다.



갑은 A의 특성을 가지기 때문에 공정한 사람이라고 판단되는 을에게 제3자로부터 받은 돈을 을에게 일부 양도하려고 한다.

그러나 을도 복합 이익 추구자이기 때문에 B의 특성에 따라 갑이 제시하는 금액을 거부함으로써 갑의 이익을 희생시킬 수 있다는 것을 갑은 인지한다.

따라서 갑은 자신이 전체의 1/2을 가진다면 공정한 을이 받은 1/2의 반인 전체의 1/4은 갑에게 다시 줄 의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계속해서 이와 같은 행동이 이어진다면 갑의 이익은 전체를 1로 보았을 때, 1-1/2+1/4-1/8+1/16…과 같이 무한히 계산될 것이다.

이는 초항이 1이고 공비가 -1/3인 무한등비수열의 합이기 때문에 1/(1+1/2)이 되어 2/3로 수렴한다.

따라서 전체 액수의 2/3보다 갑이 제시한 금액이 클 때 을은 거절하고, 반대로 작을 때 을은 갑의 제시에 응하게 된다.



⊙실전문제

이번 주 문제는 2010년 고려대 수시 2-2 기출문제입니다. 이 문제는 지난번에 풀었던 2010년 서강대학교 수리문제와 매우 유사합니다.

그 해설을 보았다면 풀이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문제조건이 많은 관계로 풀이과정이 복잡합니다. 답을 찾기는 쉽지만, 그것을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겠군요.

하지만 고려대의 경우 표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세 가지 요인이 개인의 후생수준을 결정하는 경우를 고려하자.

첫째는 개인적 배경의 차이에서 오는 '배경자원'의 수준(x)이고,

둘째는 정부로부터 배분되는 '복지자원'의 수준(y)이며,

셋째는 개인의 '노력수준'(z)이다.

최종적인 후생수준(v)은 배경자원과 복지자원의 합에 노력수준을 곱한 값이라고 하자.

즉, v=(x+y)z.



한 국가의 국민이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고 가정하자.

배경자원이 1이고 노력수준이 1인 사람들이 25% (집단1)

배경자원이 1이고 노력수준이 3인 사람들이 25% (집단2)

배경자원이 3이고 노력수준이 1인 사람들이 25% (집단3)

배경자원이 3이고 노력수준이 3인 사람들이 25% (집단4)



또한 정부는 개개인의 배경자원과 노력수준을 고려하여 복지자원을 배분할 수 있고, 이렇게 배분될 총 복지자원의 크기는 고정되어 있으며, 만약 정부가 복지자원을 모든 국민들에게 균등하게 배분한다면 국민 일인당 4의 복지자원을 받게 된다고 가정하자.

배경자원은 개인이 선택할 수 없는 것이고 '비선택적 운'에 해당한다.

공평성의 관점에서는 이러한 비선택적 운으로 인한 후생 격차를 없앨 것을 요구하지만, 노력수준과 같이 개인이 선택한 결과로 발생하는 후생 격차의 교정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한편, 공리주의적 관점에서는 복지자원의 배분을 통하여 모든 국민의 후생수준의 총합을 높일 것을 요구한다.


<문제> 정부가 취할 분배정책과 관련하여 아래의 세 제안이 있을 수 있다.

▼제안 A; 개인이 사용할 배경자원과 복지자원의 합()이 사람들 사이에 균등하게 되도록 복지자원이 배분되어야 한다.

▼제안 B; 노력수준이 같은 사람들 사이에 배경자원의 차이로 인한 후생격차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되, 노력수준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 후생격차가 극대화되도록 복지자원이 배분되어야 한다.

▼제안 C; 모든 국민의 후생수준의 총합이 극대화되도록 복지자원이 배분되어야 한다.

각 제안하에서 집단별로 1인당 배분될 복지자원의 크기를 구하고, 위 제시문에 나타난 공평성의 관점과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세 제안을 비교하시오. (분량없음, 표 사용 가능)



문제에 대한 학생글은 10월31일(日)까지 sgsgnote@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첨부파일을 이용하지 말아주세요. )

수능 때가 다가오면서 문제를 푸는 것에 부담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풀지 않더라도 메일을 보내주시면 친절한 해설을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생글논술 첨삭노트 2010>을 제외하고 기존에 배부해드리던 <초급/중급/고급>교재는 업그레이드 예정 중이라, 더 이상 나눠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조만간 2011년형으로 다시 만들어 드릴 때까지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글이든 교재 신청이든 메일을 보내주실 때는 학교/ 이름/ 주소/ 전화번호를 같이 써서 보내주세요.

이용준 S · 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