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9일 564번째 한글날을 맞았다.

한글날은 훈민정음 해례본 원본에 '세종 28년 9월 상순'이라고 적혀 있어 이를 바탕으로 10월9일로 정해졌다.

한글은 만들어진 기간,소리와 발음 기관의 완벽한 연관성,자음과 모음의 확실한 구별,표음 문자이면서 표의 문자의 역할을 해내는 것으로 그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언어학 대학은 세계에 있는 문자 중 합리성,과학성,독창성 등을 기준으로 해 한글을 1위로 매겼다.

세종대왕의 한자와 우리말의 다름을 구별한 자주정신,백성들을 생각한 애민정신,좀 더 폭넓고 쉽게 사용되도록 한 실용정신 등을 비롯 창조정신에 기인해 창제한 한글에는 아주 재미난 사실이 있다.

바로 '내일'이 없다는 것이다.

현대국어에서 '날'과 관련된 시간어는 모두 '그제,어제,오늘,내일,모레'다.

그런데 이 중 '내일(來日)'을 제외한 다른 시간어는 모두 고유어다.

그러나 고려어에는 '내일'에 대응하는 고유어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 시대 자료 중 송나라 손목이 쓴 「계림유사」에 '煎日曰記載 昨日曰訖載 今日曰烏捺,明日曰轄載,後日曰母魯'라는 기록이 있다.

이는 한자어와 고려어를 대응시켜 기록한 자료로 왈(曰) 뒤에 나오는 한자가 당시 고려어의 음을 기록한 것이다.

위의 단어들은 읽을 때 '기재(記載)''글재(訖載)''오날(烏捺)''할재(轄載)''모로(母魯)'로 그 소리가 현대 시간어인 '그제,어제,오늘,내일,모레'와 비교할 때 내일을 제외하고는 비슷하다.

항상 사용하고 너무도 익숙한 어감에 '내일'이 우리말이라고 생각한 것은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이제 그 뜻을 알고 본래의 언어를 알았으니 우리 국민들이 창조정신을 발휘할 때다.

세종대왕의 얼을 본받아 독특하고 획기적인 우리말을 만들어 보는 것이 어떨까.

우리 국민들에게 밝고 힘찬 '내일'을 만들어줄 머리와 가슴이 우리에게 달려 있음을 생각해보는 기회 또한 될 것이다.

박지수 생글기자(홍천여고 1년) napjs100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