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학년도 대입 논술 출제 경향은···

논술고사는 대학마다 출제 경향이 달라 '대학별 고사'라고 불린다.

따라서 대학별 출제경향을 파악하는 것이 논술시험 대비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지망하는 대학의 기출문제를 자세히 훑어보고,2011년 모의 논술고사를 본 대학이라면 모의 논술고사까지 확인해 그 대학의 논술 유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 대학별 올 출제 경향
[Cover Story] 다면평가 지향하는 통합 논술이 대세··· 생글생글로 시사이슈 문제 대비
서울대는 사회 문제에 대한 보다 깊은 내공을 갖고 주제에 접근하기를 요구한다.

문제 형식이 고정돼 있지 않아 유형별 대비는 별 의미가 없다.

200자에서 길면 1000자를 요구하는 타 대학 논술에 비해 2500자에 이르는 긴 글쓰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3쪽짜리 글을 300자로 요약하라는 문제도 나왔다.

연세대 역시 논술에서 일관된 정체성을 지켜왔다.

영어 지문이나 수리 지문은 내지 않았고,인문사회적 교양을 중심에 둔 논제들이 많았다.

대체로 시사 문제보다는 고전에서 제시문을 출제,인류의 긴 역사에서 형성된 고전적인 가치들에 대해 묻고 있다. 지문이 아주 어렵지 만은 않은 이유는 자기 생각을 많이 하도록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이 다양하고 확산적인 사고를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논제들로 구성돼 있다.

서강대는 논술이 계열별로 나뉘어 있고,제시 지문들도 까다로운 편이다.

이론적으로 잘 훈련된 학생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반면 대충 암기하고 설렁설렁 공부한 학생들은 손대기 어려운 문제들이 제법있다.

경상 · 인문 계열할 것 없이 최근 학계에서 논의되는 주제들을 공부해두는 것이 좋다.

이화여대는 우리 시대의 새로운 가치에 주목하고 이에 대한 이해를 묻는 경향이 있다.

문제 소재는 음식이라든가 물이라든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섬세한 감수성과 인문학적 소양을 담은 글을 쓸 것을 요구한다.

문명이 갖는 폭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동물권을 생각하게 하며 히잡을 통해 다문화의 가치를 짚어보도록 했다.

외대는 학교 특성에 맞게 언어와 문화의 특성 및 교류에 초점이 두어진다.

영어 지문도 출제된다.

외대를 지망하는 학생들이라면 문화가 어떤 과정을 통해 생성돼 성장하고 교류하며 변화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어야 한다.

다른 문화를 접하는 데 기본적 소양이 되는 소통이라든가 관계에 대해서도 짚어보아야 한다.

가톨릭대는 오랫동안 윤리와 관련된 문제를 출제해왔다.

과거 의학부와 간호학과를 중심으로 논술을 보았을 때 출제 범주는 의학이었으나 지향점은 늘 윤리였다.

윤리란 지성을 기초로 민감성과 용기 그리고 판단의 영역을 두루 넘나들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면평가 지향하는 통합논술로의 변화

논술고사가 처음 시작된 해는 1990년대 후반이다.

소수의 대학에서 시작해 많은 변화를 겪었으며 지금은 수십 개 대학이 이 고사를 치르고 있다.

초기 문제들의 유형은 문학 지문을 주고 이 안에서 일반화된 주제를 확보,이를 활용해 현대사회의 문제에 적용해 풀도록 하는 것들이었다.

물론 비문학 지문도 있었는데 주로 학문에서 요구되는 기본적 사고를 전제로 해 이를 다시 현재로 가져오게 하는 유형이었다.

"카오스 이론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

"귀납법과 연역법적 사고의 사례를 들고 이를 적용해보라"

"<동물농장>에서 드러나는 문제의식은 무엇인가?"

"<페르시아인의 편지>에 나타나는 이기적인 인간들의 삶을 우리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등 수험생의 견해를 확인하고 이를 거인의 어깨처럼 활용해 그 위에 올라가 세상을 보도록 했다.

지금의 대학논술 역시 이 기본 틀에서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형식과 다루는 소재에는 많은 변화가 있다.

무엇보다 통합논술의 성격이 뚜렷하다. 논술 제시문들은 문학,역사,철학 등 기본적 인문 영역 외에도 정치,경제,사회 영역은 물론 예술,문화,과학 등 교과 전 영역을 포괄하고 있다.

환경 문제는 재생에너지라는 기술적인 면에서부터 미래세대를 위해 얼마나 희생해야 하는가 하는 철학적 영역까지 포함한다.

음식 문화는 미학에서 독점에 이르는 경제영역에 걸쳐 고찰된다.

당연히 학생들은 교과의 기본 개념을 잘 숙지하고 이를 통합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을 키워야 한다.

(물론 교과지식 자체를 묻는 것은 아니다)

형식적인 변화도 감지한다.

요약과 비교는 기본이고 분석하거나 비판하기,그리고 모든 제시문들을 종합해 자신의 견해로 쓰게 해 독해,논증,창의성과 표현력을 고루 파악하고자 한다.

수험생들에게 차이를 드러내고 자신의 관점이 종합적으로 어우러진 답안을 요구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여전히 제시문들을 단순 요약하는데 그치고 논제에 대해 (제시문의 견해를 전제하지 않은 채) 자신의 기존 지식을 고수한다.

⊙ 올해의 이슈는

우리는 복잡한 세계에 살고 있고 더 많은 정보의 확산으로 인해 더 많은 문제들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분단과 통일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우리에게 중국의 부상은 위협이자 기회다.

아이폰은 혁명적인 사건이었다. 인터넷의 모든 정보가 손안으로 들어왔다.

언제 어디서든 거의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타블로,최희진과 태진아,명품녀,지하철 폭행 할머니,신정환 등을 둘러싼 '진실 논쟁'은 이런 정보사회의 일그러진 측면이다.

우리들은 아무런 쓸모없는 정보에 현혹되고 '진실'을 혼돈하고 시간과 지성을 낭비한다.

천안함 사태는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을 상기시켜 준다. 고대 경영대생인 김예슬은 대학 거부선언도 했다.

학벌이 앞서는 한국 사회의 일그러진 단면을 통찰할 수 있는 계기였다. 환경의 변화는 이제보다 확실해졌다.

그럼에도 자연의 놀라울 만한 복원력,인간의 불굴의 의지를 여전히 믿는 사람들 중에는 온난화로 북극 항로가 열렸다고 기뻐하는 이들도 있다. 복잡성의 세계다.

고전을 중시하는 대학들은 이런 문제에 대한 해답을 오래된 지혜,즉 고전에서 찾는다.

시사를 중시하는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은 이런 문제를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에겐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하다.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알아야 하지만 그런 문제들에 대한 논리적 이해력을 갖추는 것도 동시에 요구된다.

사실 생글생글에 게재되는 고전읽기와 기출문제 풀이,커버스토리 등을 열심히 읽는 것만으로도 논술 대비는 충분하다.

원동업 S · 논술 선임연구원 iskarma@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