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1호 2011학년도 경희대학교 모의논술고사 수리문제 풀이
[생글 논술 첨삭노트] (31) 수리 논술, 겁먹을 필요없다
자,우선 경희대 측에서 어느 정도의 답안을 원했는지 속시원히 알아보도록 하죠.

이것은 제대로 되고 아니고의 문제를 떠나서 출제 측에서 예시답안이라고 낸 것이니 우선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X재와 Y재의 생산량은 X≥0, Y≥0, 4X+5Y≤200, 3X+10Y≤300의 연립부등식을 만족해야 한다.

이 나라가 위의 연립부등식의 영역에서 X재만 생산하면 최대로 50을 생산할 수 있고 사회적 효용은 400이다.


그리고 Y재만 생산하면 최대로 30을 생산하고 사회적 효용으로 360의 효용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 나라가 두 재화를 함께 생산한다면 사회적 효용함수인

8X+12Y는 4X+5Y=200과 3X+10Y=300의 두식이 교차하는 점 (X, Y)=(20,24)에서 최대가 되며 이때의 최대효용은 448이다.
(경희대 출제본부)



보면 알겠지만,이 정도 수준의 답안을 원했기 때문에 큰 부담은 없습니다.

실제로 계산하기에도 별 어려움은 없습니다.

하지만,정말 제대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왜 (20,24)가 사회적 효용함수 8x+12y=k까지 만족시키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경희대 측에서도 이게 매우 허술한 답안임을 분명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뒤에 꼬랑지 붙은 조건 즉,(가)와 (나)를 비판하기 위해 (즉 균형이 필요하다는 답안) 억지로 짜맞춘 감이 없지 않습니다.

실제로 저 위에 쓰인 답을 쓰기 위해서는 8x+12y와 같은 것은 없어도 무방하지요.

그러므로,지금의 증명방식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그것이 다른 극단적인 경우의 값보다 크다는 것을 일시적으로 증명할 뿐입니다.

노동이나 자본의 필요량이 바뀐다면 분명히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니 만큼,이를 엄밀하게 풀기 위해서는 X=20, Y=24가 8x+12y=k를 만족시키는 최대값이라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것입니다.

물론 여기까지 가게 되면 경희대 측에서 요구했던 것보다 수준이 훨씬 높아지게 되지요.

작년 혹은 재작년의 기출문제를 보더라도,이 정도 수준까지 요구할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되면 머리를 많이 쓰게 되니 말입니다.

어찌됐든,이것을 푸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울기를 이용한 확인방법입니다.

즉,8x+12y=k의 기울기는 -2/3 이죠. 이는 노동곡선의 기울기 -5/4나,자본곡선의 기울기 -3/10의 값의 중간 정도이므로,이 직선 역시 (20,24)를 지날 때 최대값을 지니게 됩니다.

(0,0)으로부터 점점 2시 방향으로 올라가는 직선을 상상해보시면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을 그려보자면 다음과 같지요.
[생글 논술 첨삭노트] (31) 수리 논술, 겁먹을 필요없다
이를 수학적으로 표현한 답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품 X를 x개 생산하고,Y는 y개 생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4x+5y=200과 3x+10y=300으로 그려지는 그래프 아래쪽의 공통된 양(+)의 부분이 노동과 자본을 활용하여 생산할 수 있는 범위가 된다.

이 범위의 한 점의 좌표 (x,y)가 8x+12y에 적용되어 나오는 값이 사회적 효용의 최대값이 된다.

사회적 효용을 k로 했을 때,k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는 8x+12y=k의 y절편이 최대가 되어야 한다.

기울기를 -8/12를 유지하면서 y절편이 최대가 되는 경우는 노동과 자본의 최대생산 가능 직선의 교점이 8x+12y=k 직선과 만나는 때이다.

따라서 X재를 20개,Y재를 24개 생산할 때,사회적 효용이 448로 최대가 된다.

실제로 이렇게 답안을 보낸 학생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다들 4X+5Y=200과 3X+10Y=300의 연립방정식만을 풀어서 보냈습니다.

물론 경희대 측의 해설에 의하면 이것도 충분히 답이 될 수 있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사회적 효용까지 최대가 되는 값이라는 것을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경희대 실전 문제 역시 이런 수준으로 나올 것 같지는 않습니다.

기출의 수준을 보았을 때,분명 특별한 아이디어가 필요하긴 하겠지만,그렇다고 곱하기와 나누기 수준을 넘는 계산이 요구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언어 제시문과 묶어서 제시된다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도 어렵게 낼 수 없는 것이 분명합니다.


⊙ 실전문제

이번주 문제는 2010학년도 서강대학교 면접문제 중에서 간단한 수리논술 부분입니다.

서강대가 수리논술을 낸다고 오해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이 문제는 수시 2-1에서 합격한 학생들이 면접에서 풀게 되는 문제였습니다.

단순한 수학계산이긴 하지만,공리주의와 롤즈의 <정의론>이 결합된 형태의 문제로서 문제의 질 자체는 좋은 편입니다.

참고삼아 말씀드리자면,이 문제는 2010년 고려대 수시기출문제와도 같은 맥락의 문제입니다.



희귀한 난치병을 앓고 있는 2명의 환자 A와 B가 의사의 치료를 받고 있다.

투약을 하면 그 병으로 인한 고통은 완화된다. 그러나 분량이 한정되어 있어서 의사는 하루에 36정밖에 구할 수 없다.

의사는 그 약을 환자 A,B에게 어떻게 분배할지를 결정해야만 한다.

단,1시간의 고통을 완화하기 위해서 환자 A는 3정의 약이,환자 B는 1정의 약이 필요하며,이런 내용을 의사는 물론 환자 2명 모두 알고 있다고 가정한다.

또한 36정의 약은 하루에 모두 사용하고 남기지 않으며,약의 효과는 당일로 국한되고,분배 후에는 거래를 할 수 없다고 가정한다.



산업혁명과 더불어 자본주의 경제가 점차 발전해 가던 영국에서는 개인의 이익과 사회 전체의 이익을 조화시키는 일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벤담(J.Bentham)을 비롯한 여러 사상가들이 등장하였다.

특히 벤담은 행복이란 다름 아닌 쾌락이고 고통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주장하였다.

또한,사회는 개인의 집합체이므로 개인의 행복은 사회 전체의 행복과 연결되며,사회 전체가 더 많은 행복을 누리게 되는 것은 그 만큼 더 좋은 일이라고 벤담은 생각하였다.



'사회,경제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은 그 유리한 조건을 불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의 조건을 개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한에서 자신의 위치를 정당화할 수 있다'라는

롤스(J.Rawls)의 주장은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결과가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윤리적'이라는 주장과 일맥상통하며,

이러한 윤리적 행동은 차별 속의 평등을 가능하게 해주고 공동체의 화합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문제> 당신이 제시문 (가)의 의사라면 36정의 약을 환자 A와 B에게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제시문 (나)의 입장에서 결정하고,총 고통완화시간을 구하라.

마찬가지로,제시문 (다)의 입장에서 결정하고,총 고통완화시간을 구하라. (400자 내외)


문제에 대한 학생글은 10월10일(日)까지 sgsgnote@gmail.com으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대신 첨부파일을 이용하지 말아주세요. )

글을 보내주신 모든 학생들에게는 친절한 해설서를 보내드립니다.

또한,지금까지 이 코너에 연재된 문제의 해설서가 따로 묶인 <생글첨삭노트 2010> 교재가 필요하신 분들도 메일주세요.

pdf파일로 보내드립니다.

글이든 교재 신청이든 메일을 보내주실 때는 학교/이름/주소/전화번호를 같이 써서 보내주세요.

(이것은 신원확인용이에요!) 수리논술을 대비해서 연재하는 분량도 일정량이 모이게 되면,교재로 따로 만들어서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용준 S · 논술 선임 연구원 sgsgnot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