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지속되고 금리 하락세가 지속되다. '


글쓰기에서 문장을 지루하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는 같은 단어가 반복되는 것이다.

특히 한 문장 안에 똑같은 단어가 두 번 사용되면 표현이 어색할 뿐만 아니라 자칫 비문이 되기 쉽다.

#일부에서는 이 회사가 돈을 전달한 시점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받을 무렵인 지난해 5월 무렵이라는 점에서 로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 문장은 아주 단순한 실수를 안고 있다.

그것은 '대략 어떤 시기와 일치하는 즈음'을 나타내는 말 '무렵'을 잇따라 썼다는 점이다.

'~를 받을 무렵인 지난해 5월 무렵' 같은 표현은 글을 쓸 때 조금만 신경을 쓰면 저지르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평소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빠지기 쉬운 함정이다.

요체는 한 문장 안에서 또는 인접한 문장에서 같은 단어의 사용을 피한다는 데 있다,

즉 말을 바꿔가며 쓰는 것이다.

(그렇다고 표현을 다양하게 한다고 함부로 바꿔서는 안 될 말이 있다. 가령 서술어 중에서도 '밝히다'와 '주장하다' '설명하다' 등을 '말하다' 대신에 섞어 써서는 곤란하다. 각각이 크고 작게 쓰임새가 다르기 때문이다. )

예문은 '~무렵인 지난해 5월께라는' 식으로 쓰면 된다.

또는 '어림'을 나타내는 '무렵'이 앞에 있으므로 그냥 '~무렵인 지난해 5월이라는 점에서'로 쓸 수도 있다.

#이 중 실물경제 활동에 쓰이지 않는 과잉 자금이 178조원에 달해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시중 금리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일본식 '유동성 함정'에 빠질 우려가 큰 것으로 지적됐다.

여기서도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되고 ……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라고 표현해 어색해졌다.

글쓰기에서는 항상 단어의 사용을 다양화하는 게 요령이다.

가령 '경기침체가 장기가 지속되고'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라는 표현과 같은 뜻이다.

굳이 '지속되다'란 단어에 매달리지 말고 사용하는 말에 변화를 주면 된다.

따라서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시중 금리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라고 표현하면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