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을 매장에 견학을 시키다.'

글쓰기에서 중복의 유형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한 문장 안 또는 인접 문장에서 같은 단어가 반복돼 쓰이는가 하면 같은 조사나 어미가 잇따라 나오기도 한다.

이런 것들은 매우 초보적인 함정이면서도 평소 훈련이 돼 있지 않으면 언제든지 저지를 수 있는 오류다.

"미국 경영학계가 월마트 해부에 적극적이다. 경영대학(원)들은 월마트를 대표적 경영사례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을 인근 매장에 견학을 시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7일 소개했다. "

둘째 문장이 매우 어색하다.

그 까닭은 문장이 '…월마트를 … 학생들을 … 견학을 시키고' 식으로 목적격 조사가 잇따라 나타남으로써 문장의 간결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우선 '학생들을 인근 매장에 견학을 시키고'는 두 가지가 잘못 됐다.

첫째 목적격 조사 '을'이 이어져(학생들을…견학을…) 문장 흐름이 어색하다.

둘째는 조사의 쓰임이 잘못됐다.

'견학하다'는 타동사로서 '매장을 견학하다'라고 하지 '매장에 견학하다'라고 쓰지 않는다.

이 두 가지를 함께 고려하면 '학생들에게 인근 매장을 견학시키고'라고 해야 바른 어법이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이 회사의 2대 주주인 김 부회장이 회사 지분 10%를 장외에서 공개매수를 추진하기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

이 문장은 골자만 추리면 '금융감독원은 17일 …제출했다고 밝혔다'이다.

여기서 내포문인 '김 부회장이 …를 제출했다' 부분이 어색하게 구성돼 전체 문장의 흐름이 자연스럽지 않게 됐다.

어색한 부분의 골자만 추리면 '김 부회장이 지분 10%를 장외에서 공개매수를 추진하기 위한 신고서를 제출했다'이다.

여기서도 목적격 조사 '를'이 잇따라 3개 나오는 게 잘못된 부분의 포인트다.

또 '공개매수를 추진하다'라는 표현도 자연스럽지 않다.

요령은 똑같은 격조사 사용을 피하고 부사어를 살려 쓰는 것이다.

이를 염두에 두고 이 문장을 다시 쓰면 '김 부회장이 지분 10%를 장외에서 공개매수하기 위해 신고서를 제출했다'가 된다.

따라서 전체 문장은 '금융감독원은 17일 이 회사의 2대 주주인 김 부회장이 회사 지분 10%를 장외에서 공개매수하기 위해 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로 쓸 수 있다.

문장이 비록 길더라도 조사나 어미를 적절하게 사용해 연결하면 문장 흐름이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