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걸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광물자원연구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자원공학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며 "자원공학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서울대 자원공학과를 마치고 프랑스 오를레앙대에서 박사학위(암반공학)를 받았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30년 이상 경력을 쌓았고,현재 한국암반공학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자원공학 전문가다.
정 본부장은 "1990년대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전 세계 자원개발 산업이 암흑기를 맞았지만, 2000년대 들어 브릭스(BRICs ·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발전이 자원 가격을 폭등시키고 있다"며 "특히 OECD 전체 인구(11억3000만명)의 두배가 넘는 24억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과 인도가 앞으로도 상당기간 성장세를 이어갈 것인 만큼 에너지 및 광물자원의 전 세계 소비량은 현재 전 세계 생산량의 3배에 달해도 모자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예측 때문에 자원공학 전문가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젊은 학생들의 도전을 권했다.
▼ 자원공학과를 선택한 이유는.
"대학에 진학할 때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은 좋은 전공이지만 공부를 하다 보면 더 좋은 전공을 발견할 수 있을 테니 이왕이면 범위가 넓은 전공이 좋겠다고요.
자원공학은 외국의 경우 한 개 단과대학에서 가르칠 만큼 내용이 폭넓은 학문입니다.
지질학을 기반으로 하는 자원지질학,물리학을 기초로 한 물리탐사,화학에 기반을 둔 지구화학탐사,재료역학 열역학 동역학 등을 기반으로 하는 암석역학 등이 모두 자원공학의 일부입니다.
게다가 자원경제학도 있고요. "
▼이 전공이 자신의 적성과 어떤 점에서 맞았는지.
"자원공학이 연구하고 다루는 분야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스케일이 엄청나게 큽니다.
광산에 가보면 100t짜리 트럭들이 다니는데 바퀴 크기만 해도 웬만한 자동차보다 큽니다.
광산은 지표면에서 지하로 1㎞ 이상 시추를 합니다.
이런 웅장한 스케일이 인간 능력의 크기를 보여주는 것 같아 매력을 느꼈습니다.
저는 자원공학 중에서도 자원개발 분야의 하나인 암석역학을 전공했는데 신이 만들어 놓은 땅의 비밀을 풀어 인간이 필요로 하는 광물을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채굴하는 것에 대한 학문입니다.
땅속은 같은 곳이 하나도 없죠.
그래서 늘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한다는 점이 제 적성과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
▼이 전공의 장점은.
"공부할 때는 어렵지만 폭 넓은 전공을 가지고 있다는 게 큰 장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에선 고등학교 때 자기 적성에 맞는 전공을 선택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죠.
자원공학과에 들어오면 다양한 세부 전공을 접할 수 있고,심지어 인문학과 계통인 자원경제학까지 접할 수 있어 자기 적성에 맡는 세부 전공을 찾아 갈 수 있습니다.
또 자원개발이 광물이나 석유를 찾아서 개발하고 처리하는 전체 시스템을 포괄하는데다 경제성 평가까지 하다 보니 전체적인 안목을 갖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요즘 화두로 떠오른 통섭형 인재를 키우는 데 가장 적합한 학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자원공학을 전공한 뒤 보람 있었던 일은.
"흔히들 우리나라의 산림녹화가 경제발전의 결과라고 알고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산에 있는 나무를 가정의 난방과 취사용으로 활용했기 때문에 우리의 산은 현재 북한의 산처럼 민둥산이었습니다.
석탄을 채굴해 이를 대체한 이후로 산에 나무가 조금씩 울창해졌습니다.
이처럼 자원개발이 우리의 산림녹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데 자부심을 가집니다.
요즘의 자원공학도는 주로 해외자원 개발에 참여합니다. 아프리카나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자원개발연구를 통해 우리 기업의 자원개발에 일조하고 우리의 자원영토를 조금씩 넓힐 때 큰 보람을 갖게 됩니다.
예전처럼 선진국의 수탈적인 자원개발이 아니라 공정한 자원개발을 통해 자원보유국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점도 보람을 느끼게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