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어렵고 힘든 산행일지라도 잡아주는 손이 있어 외롭지 않고 정상에 설 수 있었다. "

지난 8월21일,일반인들과 시각장애인들이 함께 등반을 하는 소규모 모임에서 한 시각장애인의 말이다.

이 모임의 원래 취지는 일반인이 장애인들에게 도움을 주려는 의도로 마련된 자리였고,일반인과 장애인이 4인 1조가 되어 함께 포천 지장산을 올랐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들은 자신이 가고 있는 길이 돌길인지 흙길인지,질퍽한 길인지 마른길인지 등의 모든 것을 앞사람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파악하고,이동할 때는 앞사람의 가방끈을 잡고 간다.

하지만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그들은 일반인만큼이나,아니 일반인보다 산을 더 잘 탔다.

이 등반에 참가했던 일반인 김모씨(42)는

"시각장애인들이 더 빨리 산을 타고 더 잘 간다. 산행을 하는데 일반인인 내가 오히려 걸림돌이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도움은 주지도 못하고 배려만 받아서 미안하다"며 참가했던 장애인들의 등반 실력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또 "시각장애인들은 귀로 들리는 소리로만 세상을 대하기 때문에 세상의 악한 것은 보지 못한다.

그래서 일반인들보다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보고 감사할 줄 아는 순수한 영혼을 가진 것 같다"며 그들과 함께한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덧붙였다.

시각장애인들과 등반을 함께 한 일반인 참가자들은 장애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자신에 대해 반성할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고 입을 모은다.

시각장애인들은 앞을 보지는 못하지만 듣고 만지고 냄새를 맡고 맛을 보며 세상을 대한다.

그들은 조금 힘이 들긴 하지만,그 외의 다른 감각을 더 잘 활용하여 세상을 접한다.

보통의 사람들과 약간 다르기는 하지만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우리는 볼 수 있기 때문에 세상을 좀 더 편하게 대하는 것,그뿐이다.

우리는 세상을 좀 더 편하게 대할 수 있다는 것에 전혀 감사할 줄을 모른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예비 장애인'일 수 있고 그들과 우리는 전혀 다를 것이 없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그들에 대한 '편견의 색안경'을 벗어 던져야 한다.

오히려 세상을 더 순수하게 바라보는 그들에게서 마음의 여유를 배워야 한다.

이가연 생글기자(해성국제컨벤션고 2년) rkdus159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