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인기가수 에픽하이의 멤버 타블로가 학력위조 의혹에 휩싸여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현재 누리꾼들은 인터넷 상에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라는 카페를 만들어 활동 중이며 카페 회원 수는 이미 11만명을 넘어섰다. 타블로 측에서도 여러 증거 자료를 내놓으며 논란에 맞서고 있지만 의혹은 커져가기만 하는 상태다.

그와 더불어 타블로 가족의 학력이나 경력마저도 위조라며 논란의 불똥이 튀고 있어 타블로 측은 카페 운영진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 사회에서 학력위조가 이슈화된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 2007년 큰 소동이 일었던 신정아 사건이 대표적이다.

당시 그녀는 젊은 나이에 능력을 인정받아 동국대 조교수로 임명되었다. 하지만 그녀의 예일대 박사학위 및 논문 등이 모두 조작으로 드러나고 정치계 인사들에게 성 상납을 한 사실도 밝혀지며 결국 위조 논란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 외에도 학력위조 의혹을 받거나 위조임이 드러난 사례들은 무수히 많다. 그렇다면 왜 많은 사람들이 학력을 위조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학력위조의 가장 큰 이유는 한국 사회 자체의 모순 때문이다. 학력은 한국에서 살아가면서 자신의 가장 큰 간판이자 얼굴이다.

소위 명문대인 'SKY'대 출신이 아니면 취업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다 해도 인정받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사람들은 보통 '○○대' 출신이라고 하면 대학에 대한 선입견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학력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유일한 잣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학생들은 어린 시절부터 명문고,혹은 명문대에 진학하기 위한 경쟁에 들어간다.

하지만 실제로 명문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나머지 사람들은 '학력'이라는 그늘을 평생 벗어나지 못한다.

지금의 학력위조 논란에 둘러싸인 사람들은 이러한 사회적 풍조의 희생양인 것이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 학력을 속이는 것은 사람들의 이런 욕구를 분출하기 위한 통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이 학력위조를 정당화 해주지는 않지만 우리사회의 학벌 지상주의라는 괴물이 학력위조라는 폐해를 낳은 것이다.

학력위조를 한 이들을 비난하기 이전에 우리의 태도부터 먼저 되돌아보고 일류 혹은 명문만 외치는 현실을 타파해야 한다.

정금진 생글기자(거제 옥포고 2년) free937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