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방학이 시작되는 7월 중순, 이맘때쯤이면 인문계 고교생들의 언성이 점점 높아진다.

바로 각 학교에서 방학 기간 중 실시하는 의무 아닌 의무 보충학습 때문이다.

학생들은 방학을 한 후 3~4일 정도의 짧은 휴가를 보낸 뒤 다시 학교로 발걸음을 돌린다.

방학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학교에 등교해 오후 5시, 늦으면 오후 10시에 하교한다.

지금 우리나라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실시하는 보충학습은 겉모습은 자율과 선택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실상 그 속은 반강제와 의무인 셈이다.

정규수업이 아닌 따로 수업료를 내고 듣는다는 것은, 즉 그 수업에 대한 선택권도 학생들 스스로가 갖는 권리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대부분 이 같은 비정규수업을 반강제적으로 하고 있다.

학교 입장을 들어보면 '다른 학교가 하니까 우리 학교도 해야 한다'는 명분이다.

학생들은 보충학습을 빼기 위해 담임 선생님들과 실랑이를 벌이는 것은 물론이고 자신의 선택으로 출석하지 않아도 억지로 신청란에 표기된 동그라미로 인해 듣지 않는 수업료를 내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이처럼 자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보충학습에서 과연 효율적인 학습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보충학습이란 말 그대로 이뤄진 수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거나 채워진 지식에 영양을 넣는 것과 같다.

그런데 대대다수의 고등학교에서는 보충학습 기간에 정규수업을 진행해 학생들이 '무조건' 참여하게 만든다.

방학 기간 중 실시하는 보충학습뿐만이 아니라 학기 중 실시하는 0교시 보충학습 또한 마찬가지인 셈이다.

학교 측에서는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라는 명목으로 보충학습을 하지만 학생들이 적지 않은 돈을 내고 듣고 싶지 않은 수업을 강제로 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강제적이 아닌 자율적이고 자발적인 보충학습을 이끌어야 한다.

오명진 생글기자(인상고 3년) meng233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