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해 전부터 삭막하기만한 학교 담장을 허물고 운동장 주변 유휴공간을 이용해 나무를 심는 학교공원화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렇게 공원화된 공간은 지역주민들에게 24시간 개방되어 웰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에도 큰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이렇듯 좋은 의미를 가진 학교공원이 불안한 치안으로 인해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장소로 악용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A초등학교 L모 선생님은 “주민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활용되어 오던 운동장 개방사업이 요즘 자주 발생하는 사회적인 문제로 인해 다시금 학교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 며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현재의 상황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의 학교 공원화 사업은 도심 속의 삭막한 담장을 없애고 녹지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지역주민과 학생들에게 안락한 휴식공간을 제공함은 물론, 학교 밖에서도 학교 구석구석을 볼 수 있게 함으로써 사고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사건 사고로 인해 학교 측에서는 ‘담장을 다시 쌓고 학교 문을 다시 닫아걸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에 빠지게 된 것이다.

이런 고민은 학교 측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을 직접 등·하교 시키느라 분주하다.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학부모들의 두려움은 이제 교문을 지나 교실까지 자녀들을 데려다 주기에 이르렀다.

지방의 한 학교에서는 ‘자율 지킴이’ 활동을 학부모에게 반강제적으로 할당하는 사례까지 있다고 한다.

걱정 없이 뛰어놀고, 공부에만 전념해야 할 학생들의 불안감도 크게 높아졌다. D고등학교의 J모 양은 “학교 주변에 유흥업소가 있지만 예전에는 별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요즘은 집에 갈 때 두 명, 아니 두 명도 불안해서 친구 세 명 이상이 같이 간다”며 불안한 치안에 불만을 드러냈다.

이제 학교 운동장은 예전의 낭만이 숨쉬는 학교 운동장의 의미를 이미 잃어버렸다.

담장이 있고 없음이 문제가 아니라, 어느 곳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학생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안전한 학교 그리고 낭만이 깃든 운동장을 되돌려 주기 위해서는 학교 주변과 통학로의 완벽한 치안 확보가 필수적이다.

안전하지 않아도 될 구역이란 존재하지 않지만 자라나는 어린이와 청소년의 안전은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한다.

하루 종일 직장에서 열심히 일한 우리의 부모님들이, 밤잠까지 설치며 자녀의 안전을 걱정하시는 일이 없도록 치안 당국은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문제가 생기고 나면 그 때만 잠깐 관심을 기울이지 말고 제2의 조두순, 김수철 사건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모두가 힘을 합치기를 기대해 본다.

조연경 생글기자 younk199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