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성고등학교 2학년 3반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체육대회를 마친 후,담임선생님께서 반 학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쏘는' 대신 지난 체육대회 때 우리 반 모두가 함께 맞춘 반팔 티를 입고 찍은 사진으로 만들어 교실 벽면에 걸어 놓으신 현수막이 바로 그것이다.

선생님께선 3분만 입을 즐겁게 하고 마는 아이스크림보다는 긴 여운을 줄 수 있는 선물을 택하셨다고 하셨다.
"먼 훗날,당당해져 있을 우리들의 '그날'을 꿈꾸며…" 우리 반의 현수막의 맨 위에 쓰인 문구다.

이 문구를 보며 우리는 꿈에 대한 열정을 느낀다.

공부하다 잠이 올 때 이 문구를 보면 장차 이루고자 하는 미래의 내 모습이 생각나 얼른 잠에서 깨게 된다.

평소에도 가끔씩 현수막을 보면 '미래에 내가 과연 나 스스로에게 당당할 수 있는 모습으로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하게 된다.

이처럼 이 현수막의 문구는 나른해지고 게을러지고 싶을 때마다 우리 반 모든 친구들을 깨워주는 비타민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잠피온''잠신'인 친구들도 차츰 잠을 줄이려고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이 현수막이 진정으로 우리에게 의미가 있는 것은,현수막을 통해 선생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담임선생님께서는 제자 사랑이 각별하시다. 매일 아침마다 학생 한명 한명,오늘은 어떤지 일일이 살펴보신다.

우리들의 성적이 나오면 한 명도 빠짐없이 꼼꼼하게 분석하시는 등 우리가 고등학교 2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진로와 진학문제까지 생각하실 정도로 잘 챙겨 주신다.

하지만 언제나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우리들을 진심으로 믿어주시고 존중해 주시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학생들의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서 도와주신다.

현수막을 볼 때마다 열심히 공부해서 꼭 꿈을 이루라는 선생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어 가슴이 훈훈해진다.

요즘 EBS 방송을 의무적으로 봐야하는 탓에 잠도 예전보다 못 자고,우리 반과 같은 문과의 경우 수학 과목 미적분까지 공부해 육체적으로,정신적으로 힘들다.

그럴 때마다 교실 한쪽의 현수막이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른다.

현수막을 보면서 힘을 얻을 때,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는 말을 실감한다. 선생님께서 학기 초에 고등학교 2학년이 우리들 모두에게 고등학교 생활 중 최고의 해였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현수막을 보면서 우리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2010년의 고등학교 2학년이 최고의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세심한 배려로 항상 우리를 격려해주시는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김우재(부산 금성고 2년) rladnwo304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