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아’‘뱉아’가 틀린 이유

"내 마음을 뺏아간 그(그녀)." "하고 싶은 말이라고 아무 말이나 뱉아내면 안 된다."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이런 말들에도 맞춤법에 어긋난 게 있다.

'뺏아간''뱉아내면'이 틀린 표기이다.

동사 '외우다'가 줄어들면 '외다'가 된다. 둘 다 표준어이다.

이들은 각각의 단어형태를 토대로 활용한다.

가령 '외우다'는 '외우고,외우니,외우면,외워서,외워도,외웠다'로 변하고,'외다'는 '외고,외니,외면,외어서,외어도,외었다' 식으로 활용한다.

현행 표준어 규정에서는 '괴다,꾀다,쐬다,죄다,쬐다'가 변한 말 '고이다,꼬이다,쏘이다,조이다,쪼이다'도 모두 표준어로 허용했다.

이들의 경우에도 역시 자음 어미든 모음 어미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죄고,죄니,죄면,죄어서,죄어도,죄었다'가 본말 '죄다'의 활용꼴이다.

이에 비해 '조이고,조이니,조이면,조여서,조여도,조였다'는 변한 말 '조이다'가 활용한 형태이다.

'빼앗다'와 '뺏다'는 본말과 준말의 관계이다. 이들도 그 활용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가령 '빼앗고,빼앗으니,빼앗으면,빼앗은,빼앗아서,빼앗았다''뺏고,뺏으니,뺏으면,뺏은,뺏어서,뺏었다'처럼 각각 활용하면 된다.

'뱉다'는 본래 '배앝다'에서 줄어진 말인데 요즘 '배앝다'는 거의 쓰지 않으므로 '뱉다'만 표준어로 인정했다.

이 말 역시 '뱉고,뱉으니,뱉으면,뱉은,뱉어서,뱉었다' 식으로 활용한다.

그런데 '뺏다'와 '뱉다'의 활용꼴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음 어미로 활용할 때는 좀 다른 형태로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뺏어서,뺏었다''뱉어서,뱉었다'같이 음성모음('어')으로 바뀐다는 점이다.

이를 흔히 '뺏아,뺏았다''뱉아,뱉았다'로 잘못 쓰는 경우가 있다.

본말이 줄어들면 남아있는 어간의 형태를 중심으로 어미가 붙는 것이 원칙이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살피면 '빼앗아,배앝아'가 줄면 '뺏아,뱉아'가 아니라 '뺏어,뱉어'가 된다.

우선 어간 끝 음절의 모음 '아'가 줄어 각각 '뺏,뱉'이 되는데 이에 따라 어미도 자동적으로 '어'가 오게 되는 것이다.

이는 어간 끝 음절 모음이 'ㅏ'나 'ㅗ'일 때는 어미로 양성모음 '-아'가 오고, 그 이외에는 음성모음 '-어'가 연결된다는 모음조화 규칙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