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미국 드라마(미드)를 현지와 같은 시간대에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대개 미국에서 막을 내린 후 국내 방영을 시작했던 과거와 비교하면 장족의 발전이다.

미국 본토와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면서 미드는 영화감독이 직접 연출을 맡을 정도로 스케일이 커졌다.

소재도 더욱 다양해져 범죄 수사물에서부터 최근 트렌드인 뱀파이어 시리즈물,과거 대작의 리메이크 작품,그리고 특정 집단의 이야기를 재밌게 구성해 낸 미드까지 입맛에 따라 고를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동성애를 다룬 국내 드라마가 등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전부터 미드를 통해 그려진 다양한 삶의 모습을 접하면서 국내 시청자들이 그 어느 때보다 외부 문화에 대한 경계의 벽을 낮춘 것이다.

실제로 사회적 소수자들이 TV에 자주 노출되면서 이들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미드는 다문화의 샐러드 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시에 가장 먼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트렌드의 선두 역할까지 도맡고 있다.

이런 미드 속에서 한국이 언급되면 누구나 귀를 쫑긋하게 된다.

동양인 배우가 등장하면 한국계 배우가 아닐까 기대하게 되고,외국인 배우가 한국어 대사를 하면 가슴이 설렌다.

그러나 한국의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희화화되어 시청자들을 난처하게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배우 김윤진 씨가 출연하고 있는 로스트(LOST)에서 여기저기 맞춤법이 틀린 한국어가 표시된 소품부터 시작하여 1960년대가 생각나는 한국의 모습과 패션으로 한국 팬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

흥행 미드 길모어걸즈에 주조연 급으로 나오는 한국인 가족도 과거 가부장적 가족제도를 상징하는 구세대 모습을 보여주어 한국 시청자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였다.

그래도 미국 드라마에서 동양인의 모습과 문화는 찾아볼 수 없었던 과거에 견주어 동양인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최근의 미드를 바라보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국내 팬들은 더 유심히 지켜보면서 외국인 시청자가 갖게 될 한국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드는 외국인의 관점에서 세계 속 한국의 위치를 되돌아보는 데 훌륭한 코치 역할을 한다.

얼마 전 워너브라더스 디지털 사업본부는 이러한 M러닝 트렌드를 반영해 세계 최초로 대표적인 미드 '프렌즈'의 영상을 사용해 영어 학습 동영상을 제작하였다.

전문가들은 문법을 암기하여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일어나는 이야기 소재들로 이루어진 대화를 통해 정통 미국식 회화를 배울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라고 이야기한다.

미국문화를 내포하는 위트나 비유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미드로 영어강의를 진행하는 EBS 강사는 관심있는 장르를 선택하여 마음에 드는 등장인물의 대사를 반복하여 따라하다 보면 영어 공인성적의 향상에도 놀랄 만큼 도움을 준다고 주장한다.

영어공부에 대한 욕심 또한 미드의 흥행을 이끄는 효자 역할을 한다.

인터넷 다운로드를 통해 마니아층을 만들고 누리꾼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하게 된 미드,현재 미드는 지상파와 케이블TV에 속속 입성하면서 많은 대작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미드의 장점을 벤치마킹하고 한국인만의 특별한 무언가를 접목하여 미드와 경쟁할 수 있는 훌륭한 국내 작품을 선보일 날을 기대해본다.

조윤경 생글 기자 choyunkyung@yah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