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의 골격만 추리면 ‘중복’이 보인다

글쓰기에서 '한 문장 안에 같은 단어의 반복적 사용을 피한다'는 원칙은 간단한 것 같지만 실제론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평소 훈련이 잘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이번 조사는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전국의 초중고 학부모 OOO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같은 게 그런 유형이다.

얼핏 보면 지나칠 수도 있으나 문장의 골격만 추리면 '이번 조사는…조사한 결과이다'가 돼 어색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글쓰기에서 조심해야 할 '같은 단어의 반복'은 중복의 여러 유형 가운데 하나이다.

가)일부에서는 그가 돈을 전달한 시점이…계약 심사를 받을 무렵인 지난해 5월 무렵이라는 점에서 로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나)올 1분기 아파트 낙찰률은 대전의 경우 211건의 경매물건 가운데 127건이 낙찰돼 전국 최고 수준인 60%의 낙찰률을 기록했다.

문장 안에서 같은 말의 중복을 피하는 요령은 단어를 바꿔가며 쓰는 것이다.

가)에서는 '심사를 받을 무렵인 지난해 5월 무렵이라는'으로 표현돼 눈에 거슬린다.

'무렵'을 대체할 수 있는 단어는 '께,쯤,경,정도' 등이 있다.

예문은 '심사를 받을 무렵인 지난해 5월께라는'으로 간단히 바꿀 수 있다.

아니면 '어림'을 나타내는 '무렵'이 앞에 있으므로 그냥 '심사를 받을 무렵인 지난해 5월이라는 점에서'로 하면 더 좋다.

문장이 어색한지 쉽게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은 문장의 골자만 추려보는 것이다.

문장 나)의 골자만 보면 '낙찰률은…60%의 낙찰률을 기록했다'가 되므로 문장이 이상하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물론 뒤에 나오는 '낙찰률을'은 필요 없는 말이다. 즉 '낙찰률은…60%를 기록했다'로 쓰면 충분한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