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는 기업경영을 수치로 표현하는 언어
각 경제주체들은 경제활동을 하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무언가를 서로 비교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투자자는 여러 회사들 가운데 어디가 더 나은지 비교할 수 있어야 투자할 대상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자는 회사의 올해 경영성과가 전년도와 비교해 어떠한지 판단할 수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회사운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역시 각 경제 주체들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세금부과 기준이 일괄돼 비교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세금부과 기준이 명확하고 일괄돼 각 경제주체들 간에 비교 가능할 수 있어야 정부는 적정한 세금을 부과할 수 있고, 납세자들도 자신이 낼 세금에 대해 수긍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각 경제주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인해 경제활동의 내용들을 비교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이때 비교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회계이다.
회계란 쉽게 말해 기업의 가계부라고 할 수 있다.
즉 어머니가 지출한 생활비를 일일이 기입하고 남은 잔액을 확인하고 예산을 세우기 위해 가계부를 쓰듯이, 회계란 기업 경영활동을 통해 이루어진 여러 거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이를 기업활동과 관계있는 많은 이들에게 제공하는 목적에서 활용된다.
집안 살림이야 가족들에게만 관심사이겠지만 기업의 경영활동은 주주,경영자,채권자,은행,소비자,정부 등 다양한 경제주체가 직 · 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기업의 가계부인 회계정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회계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이용하는 주체들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내부이용자(경영자)이고,다른 하나는 외부 이용자(주주,소비자,정부 등)이다.
이들 회계정보 이용자는 각자 자신의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내용과 형태의 정보를 필요로 한다.
내부이용자들의 경우 회사를 경영하고 이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회계정보가 필요하다.
이들을 위한 회계를 관리회계라 부르는데,관리회계는 그 특성상 회사의 성격을 가장 잘 반영하는 형태로 회계정보가 가공돼 있을 때 보다 유용하다.
따라서 관리회계는 기업의 규모,종사하는 분야의 특성,기업 고유의 성격 등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로 가공되고 있다.
여기서 전혀 다른 형태로 가공된다는 의미는 각 기업마다 상이한 형태로 회계정보가 가공되고 있다는 의미이며,특정 기업 내부적으로는 매년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회계처리가 이루어진다.
매년 동일한 방식으로 회계 처리가 이루어질 때 기업의 경영자들은 여타 연도와 비교해 올해의 경영 성과를 평가할 수 있으며,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관리회계는 기업 내부적으로 경영 현황을 파악하고 성과를 비교할 때 사용되는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주주,채권자,정부 등 외부이용자들을 위한 회계정보를 재무회계라 부른다.
이들 외부이용자는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보다는 재무상태 및 경영성과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알아야 주주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기업이 어디인지 판단해 투자할 수 있을 것이고,정부는 많은 이익을 창출한 기업에 세금을 더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회계 정보가 주로 이러한 방식으로 이용되다 보니 재무회계 정보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객관성에 있다 할 수 있다.
재무회계 정보들의 처리 방법과 표시 방법이 일관돼 모든 외부이용자들에게 동일하게 해석될 수 있어야 상호 비교하기가 용이해질 것이며,이로 인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재무회계의 경우 경영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거래들을 모든 기업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일하게 처리된 회계정보들을 외부이용자에게 보고하는 방법도 모든 기업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도록 규격화했다.
외부이용자에게 회계정보를 공개할 때 사용하는 보고방식을 재무제표라 한다(재무제표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구체적으로 서술할 예정이다).
최근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점점 국제화되고 투자자들 역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삼음에 따라 따라 이제 비교 대상은 국내 기업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기업과 외국기업 간의 경영 성과를 비교해야 하거나 외국 기업들 간의 경영성과를 비교해야 할 때가 잦아지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 기업과의 비교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각 국가마다 상이하게 처리되는 회계처리 방식을 통일할 필요성이 부각되었고,이에 부응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됐다.
처음 EU를 중심으로 사용됐던 국제회계기준이 지금은 100여개국 이상에서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전세계 어디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든 그들이 수행한 경영활동들은 동일한 기준으로 회계정보화돼 외부에 공개되고 있으며,우리는 이를 통해 각 기업들을 상호 비교할 수 있게 됐다.
회계에 대한 필요성이 최근에 와서야 부각된 것은 결코 아니다.
회계가 경제 활동이나 상거래 활동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회계는 경제 활동이나 상거래 활동이 시작된 이래로 꾸준히 발달해 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상거래 활동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국가에서 상거래 활동을 기록했다는 기록이 있다.
로마시대에는 주인을 대신해 재산을 관리해주는 노예가 있었는데,주인은 이들 노예에게 재산관리를 위임하고 필요할 때만 보고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노예는 주인의 재산을 정리하고 이를 보고하기 위해 회계정보를 가공해야 했을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자료들은 로마시대에서도 원시적이나마 회계정보가 이용되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사개송도치부법(社介松都治簿法)이라는 고유의 회계처리 방식이 전수돼 왔다.
고려시대 상업의 중심지인 개성에서 개발돼 사용돼온 회계처리 방식으로, 일명 개성부기라고도 한다.
개성부기는 고려시대부터 일제 강점기에 서양의 회계처리 방식이 전래되기 직전인 1910년께까지 근 1000년간 우리 민족의 상업활동을 기록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개성부기는 오늘날 재무회계 처리 방법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측면에서 우리 민족의 회계 역사나 기술이 서양의 그것에 비해 결코 짧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회계란 인류가 경제 활동을 시작하면서 함께 시작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경제 활동을 표현하는 주요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회계는 경영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일정한 기호와 방식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제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됨에 따라 전 세계가 동일하게 사용하게 됐다.
이렇게 보면 지구 최대의 언어는 다름아닌 회계가 아닌가 싶다.
글로벌 시대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언어가 영어라면 적어도 우리가 합리적인 경제인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언어는 회계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고, 우리 선조들이 그랬듯이 우리 역시 회계에 친숙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정호 KDI 책임전문원 aijen@kdi.re.kr
각 경제주체들은 경제활동을 하면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무언가를 서로 비교해야 할 때가 종종 있다.
투자자는 여러 회사들 가운데 어디가 더 나은지 비교할 수 있어야 투자할 대상을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경영자는 회사의 올해 경영성과가 전년도와 비교해 어떠한지 판단할 수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회사운영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정부 역시 각 경제 주체들에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세금부과 기준이 일괄돼 비교 가능할 수 있어야 한다.
세금부과 기준이 명확하고 일괄돼 각 경제주체들 간에 비교 가능할 수 있어야 정부는 적정한 세금을 부과할 수 있고, 납세자들도 자신이 낼 세금에 대해 수긍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각 경제주체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인해 경제활동의 내용들을 비교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이때 비교 판단의 기준이 되는 것이 바로 회계이다.
회계란 쉽게 말해 기업의 가계부라고 할 수 있다.
즉 어머니가 지출한 생활비를 일일이 기입하고 남은 잔액을 확인하고 예산을 세우기 위해 가계부를 쓰듯이, 회계란 기업 경영활동을 통해 이루어진 여러 거래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이를 기업활동과 관계있는 많은 이들에게 제공하는 목적에서 활용된다.
집안 살림이야 가족들에게만 관심사이겠지만 기업의 경영활동은 주주,경영자,채권자,은행,소비자,정부 등 다양한 경제주체가 직 · 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기업의 가계부인 회계정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회계정보에 관심을 가지고 이용하는 주체들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하나는 내부이용자(경영자)이고,다른 하나는 외부 이용자(주주,소비자,정부 등)이다.
이들 회계정보 이용자는 각자 자신의 입장에 따라 서로 다른 내용과 형태의 정보를 필요로 한다.
내부이용자들의 경우 회사를 경영하고 이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 회계정보가 필요하다.
이들을 위한 회계를 관리회계라 부르는데,관리회계는 그 특성상 회사의 성격을 가장 잘 반영하는 형태로 회계정보가 가공돼 있을 때 보다 유용하다.
따라서 관리회계는 기업의 규모,종사하는 분야의 특성,기업 고유의 성격 등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로 가공되고 있다.
여기서 전혀 다른 형태로 가공된다는 의미는 각 기업마다 상이한 형태로 회계정보가 가공되고 있다는 의미이며,특정 기업 내부적으로는 매년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회계처리가 이루어진다.
매년 동일한 방식으로 회계 처리가 이루어질 때 기업의 경영자들은 여타 연도와 비교해 올해의 경영 성과를 평가할 수 있으며,이를 바탕으로 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따라서 관리회계는 기업 내부적으로 경영 현황을 파악하고 성과를 비교할 때 사용되는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주주,채권자,정부 등 외부이용자들을 위한 회계정보를 재무회계라 부른다.
이들 외부이용자는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보다는 재무상태 및 경영성과에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재무상태와 경영성과를 알아야 주주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이익을 창출할 기업이 어디인지 판단해 투자할 수 있을 것이고,정부는 많은 이익을 창출한 기업에 세금을 더 부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무회계 정보가 주로 이러한 방식으로 이용되다 보니 재무회계 정보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객관성에 있다 할 수 있다.
재무회계 정보들의 처리 방법과 표시 방법이 일관돼 모든 외부이용자들에게 동일하게 해석될 수 있어야 상호 비교하기가 용이해질 것이며,이로 인해 보다 합리적인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재무회계의 경우 경영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거래들을 모든 기업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일하게 처리된 회계정보들을 외부이용자에게 보고하는 방법도 모든 기업에서 동일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도록 규격화했다.
외부이용자에게 회계정보를 공개할 때 사용하는 보고방식을 재무제표라 한다(재무제표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 구체적으로 서술할 예정이다).
최근 기업들의 경영활동이 점점 국제화되고 투자자들 역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활동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삼음에 따라 따라 이제 비교 대상은 국내 기업들에 국한되지 않는다.
국내 기업과 외국기업 간의 경영 성과를 비교해야 하거나 외국 기업들 간의 경영성과를 비교해야 할 때가 잦아지는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외국 기업과의 비교가 원활히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각 국가마다 상이하게 처리되는 회계처리 방식을 통일할 필요성이 부각되었고,이에 부응하기 위해 국제회계기준(IFRS)이 도입됐다.
처음 EU를 중심으로 사용됐던 국제회계기준이 지금은 100여개국 이상에서 도입해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제 전세계 어디에서 활동하는 기업이든 그들이 수행한 경영활동들은 동일한 기준으로 회계정보화돼 외부에 공개되고 있으며,우리는 이를 통해 각 기업들을 상호 비교할 수 있게 됐다.
회계에 대한 필요성이 최근에 와서야 부각된 것은 결코 아니다.
회계가 경제 활동이나 상거래 활동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회계는 경제 활동이나 상거래 활동이 시작된 이래로 꾸준히 발달해 왔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상거래 활동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국가에서 상거래 활동을 기록했다는 기록이 있다.
로마시대에는 주인을 대신해 재산을 관리해주는 노예가 있었는데,주인은 이들 노예에게 재산관리를 위임하고 필요할 때만 보고를 받았다는 기록이 있다.
노예는 주인의 재산을 정리하고 이를 보고하기 위해 회계정보를 가공해야 했을 것이다.
이러한 역사적 자료들은 로마시대에서도 원시적이나마 회계정보가 이용되고 있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사개송도치부법(社介松都治簿法)이라는 고유의 회계처리 방식이 전수돼 왔다.
고려시대 상업의 중심지인 개성에서 개발돼 사용돼온 회계처리 방식으로, 일명 개성부기라고도 한다.
개성부기는 고려시대부터 일제 강점기에 서양의 회계처리 방식이 전래되기 직전인 1910년께까지 근 1000년간 우리 민족의 상업활동을 기록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개성부기는 오늘날 재무회계 처리 방법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는 측면에서 우리 민족의 회계 역사나 기술이 서양의 그것에 비해 결코 짧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회계란 인류가 경제 활동을 시작하면서 함께 시작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으며, 경제 활동을 표현하는 주요한 언어라고 할 수 있다.
회계는 경영활동과 관련된 정보를 일정한 기호와 방식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제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됨에 따라 전 세계가 동일하게 사용하게 됐다.
이렇게 보면 지구 최대의 언어는 다름아닌 회계가 아닌가 싶다.
글로벌 시대에 살아가는 데 필요한 언어가 영어라면 적어도 우리가 합리적인 경제인으로 활동하기 위해 필요한 언어는 회계라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고, 우리 선조들이 그랬듯이 우리 역시 회계에 친숙해지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박정호 KDI 책임전문원 aijen@kd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