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 등 놓고 설전
홍콩 현대중국문제연구소 리창싱 부소장은 “미국은 자유와 민주라는 이념을 전파했지만 선(善)의 수호신이라고 하긴 어렵고 중국은 신흥강국으로 부상했지만 글로벌 리더로서 제시하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트남전쟁에 개입해 자국의 이익을 지키려 한 미국이나,반정부는 범죄라는 확고한 틀속에서 통치하는 중국은 모두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중 간에 벌어지는 G2 논쟁의 핵심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당사자인 중국은 G2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고,라이벌인 미국은 G2라고 우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미국의 대중(對中) 전략은 서방의 ‘이너 서클’에 중국을 끼워넣어 미국 중심의 기존 세계질서(팍스 아메리카)안에서 중국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싱크탱크인 미 진보센터(CAP)는 2008년 미 대선 직전 내놓은 외교정책 제안서에서 “미국이 중국을 국제시스템에 편입시켜 기후변화 대응 등과 같은 전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책임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국제 시스템안에서 중국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부터 지난 2001년 WTO 가입까지 ‘서방 제도권의 룰’을 충실히 이행했지만 2005년을 전후해 외교정책의 지침이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에서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한다)’로 바뀌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경제적 성장을 바탕으로 기존질서에 대한 저항을 본격화한 것이다.
대표적인 게 이란 문제다. 중국은 지난해 5월 이란과 170억달러의 투자무역협정을 맺으며 미국이 (이란을) 싫어한다는 사실만으로 중국도 싫어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줬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세계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이 말한 세계대국은 G2의 일원이 아닌 강대국 중국일뿐이다.
강성해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G2 거부’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인권’이나 ‘중국의 주권’은 모두 각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양국이 글로벌 패권을 놓고 벌이는 헤게모니 싸움에서 ‘인권’과 ‘주권’의 대치는 쉽게 끝날 수 없으며 계속해서 갈등을 양산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중국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은 미국과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의 속내엔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티베트 문제를 이따금씩 건드려 정치적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는 계산된 목적도 깔려있다.
김미희 한국경제신문 기자 iciici@hankyung.com
홍콩 현대중국문제연구소 리창싱 부소장은 “미국은 자유와 민주라는 이념을 전파했지만 선(善)의 수호신이라고 하긴 어렵고 중국은 신흥강국으로 부상했지만 글로벌 리더로서 제시하고 있는 이데올로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베트남전쟁에 개입해 자국의 이익을 지키려 한 미국이나,반정부는 범죄라는 확고한 틀속에서 통치하는 중국은 모두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중 간에 벌어지는 G2 논쟁의 핵심에서 아이러니하게도 당사자인 중국은 G2가 아니라고 손사래를 치고,라이벌인 미국은 G2라고 우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여기에는 고도의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
미국의 대중(對中) 전략은 서방의 ‘이너 서클’에 중국을 끼워넣어 미국 중심의 기존 세계질서(팍스 아메리카)안에서 중국을 관리한다는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싱크탱크인 미 진보센터(CAP)는 2008년 미 대선 직전 내놓은 외교정책 제안서에서 “미국이 중국을 국제시스템에 편입시켜 기후변화 대응 등과 같은 전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책임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국제 시스템안에서 중국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의도대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초기부터 지난 2001년 WTO 가입까지 ‘서방 제도권의 룰’을 충실히 이행했지만 2005년을 전후해 외교정책의 지침이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에서 ‘유소작위(有所作爲·해야 할 일은 한다)’로 바뀌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경제적 성장을 바탕으로 기존질서에 대한 저항을 본격화한 것이다.
대표적인 게 이란 문제다. 중국은 지난해 5월 이란과 170억달러의 투자무역협정을 맺으며 미국이 (이란을) 싫어한다는 사실만으로 중국도 싫어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걸 행동으로 보여줬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세계대국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후 주석이 말한 세계대국은 G2의 일원이 아닌 강대국 중국일뿐이다.
강성해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 중심의 새로운 질서를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G2 거부’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인권’이나 ‘중국의 주권’은 모두 각자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양국이 글로벌 패권을 놓고 벌이는 헤게모니 싸움에서 ‘인권’과 ‘주권’의 대치는 쉽게 끝날 수 없으며 계속해서 갈등을 양산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8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중국의 거센 반대에도 불구하고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면담한 것도 이같은 우려를 뒷받침한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오바마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은 미국과 민주주의에 대한 가치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국의 속내엔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티베트 문제를 이따금씩 건드려 정치적 협상 카드로 사용하려는 계산된 목적도 깔려있다.
김미희 한국경제신문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