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15일 미소금융재단 첫 지점인 삼성미소금융재단 수원점이 문을 연 이후 12개의 지점이 개장하는 등 미소금융 프로그램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미소금융은 제도권 금융회사를 이용하기 힘든 저신용자 등 금융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창업,운영자금 등 자활자금을 무담보 · 무보증으로 지원하는 소액대출사업(Micro Credit)이다.

또한 창업시 사업타당성 분석 및 경영 컨설팅 지원,채무불이행자에 대한 부채상담 및 채무조정 연계지원,취업정보 연계제공 등 저신용자 자활지원 서비스도 한다.

미소금융은 정부와 민간이 뜻을 모아 마련한 사업으로 앞으로 300여개의 지점이 개설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개인신용등급 7등급 이하의 지원 대상자는 연 4.5%의 낮은 이자로 대출을 받을 수 있어 저신용 서민들이 재기할 수 있는 한 줄기 희망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소금융은 2006년 마이크로 크레딧 프로그램 보급 및 활성화로 빈곤퇴치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그라민 은행(Grameen Bank)을 벤치마킹해 도입한 프로그램이다.

놀랍게도 그라민 은행의 원리금 상환율은 98~99%에 달한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소액 무담보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해 창업에 성공한 사례가 많지만 결코 낙관할 수 있는 상황만은 아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따르면 미소금융 첫 시행 3일 동안 1600명이나 상담을 받았지만 그 중 75%가 신용등급이 양호하거나 전에 유사한 지원을 받은 적이 있는 지원 부적격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재원도 문제다.

정부 주도로 성급하게 추진되면서 대출심사제도가 철저히 준비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대출희망자가 몰릴 경우 기금이 바닥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자가 연 4.5%로 그라민 은행의 연 20%에 비해 훨씬 낮을 뿐 아니라 돈을 갚지 못해도 신용등급에 영향이 전혀 없어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서 그라민 은행의 지혜가 진가를 발휘한다.

그라민 은행은 자활 의지가 뚜렷한 이들만 골라 지원하며 대출해 준 뒤에도 사업이 잘 되고 있는지 끊임없이 점검한다.

또,5명씩 조를 짜 서로 협동하게 하는 것도 필수조건 중 하나이다.

장기간 건전한 운영을 위한 펀더멘털이 확실히 마련돼 있는 셈이다.

정운찬 국무총리는 미소금융에 대해 국무회의에서 "미소금융이 본격 가동된다면 우리는 세계에서 자랑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복지정책을 갖게 될 것"이라며 "금융위원회 등 관계 부처에서는 미소금융재단과 이를 이용하는 서민들에게 한 점 불편함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처럼 미소금융이 서민에게 미소 짓는 따뜻한 역할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벤치마킹을 통해 지원자의 자격을 판단할 확고한 대출심사기준과 효율적 채권추심 방안을 마련하고 철저한 사업 관리,컨설팅 체제를 확립해야 할 것이다.

허재호 생글기자 (대구외고 1년) jhhuh9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