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계에서는 교차상영이라는 것이 큰 화두가 되고 있다.

교차상영은 말 그대로 하나의 영화관에서 하루에 여러 영화를 상영하는 것을 말한다.

'2012'와 같은 거대한 제작사와 배급사의 든든한 지원을 받는 영화들은 교차상영 없이 스크린을 독점하지만,그렇지 못한 중소영화들은 스크린을 잡지 못하거나 교차상영이 이루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큰 관심을 모았지만 교차상영으로 조기종영을 한 '하늘과 바다',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흥행성적을 올리고 있는 '집행자' 역시 교차상영의 피해자다.

특히 이전과 달리 기자회견 등을 통해 직접 울분을 토로하며 교차상영으로 인한 영화계의 미래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영화관들은 이러한 교차상영 논란에 대해,영화관은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이므로 사람들이 많이 보는 영화를 많이 상영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항변한다.

사실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영화 자체가 상업영화이고,영화관 자체도 상업적 목적으로 운영하는 곳이기에 교차상영을 한다고 비난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도 가장 보고 싶은 영화를 많이 상영해 준다면 보기 쉽기 때문에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요즘과 같이 대중의 문화생활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시대에 영화는 '가끔 한번 보는' 문화수단이 아니다.

가장 접하기 쉽고,자주 접하게 되는 문화생활의 대표 주자가 영화이기 때문이다.

수능을 마치고 영화관에 자주 가는 손성민군(영동고3년)은 "수능이 끝나고 영화를 자주 보게 되는데 영화관에 오면 매번 특정 영화만 대부분 상영되어 보고 싶은 영화를 못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실제로 본 기자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M영화관에서 1주일간 지켜본 결과 2012나 청담보살 정도의 몇 개 영화가 대부분의 스크린을 점유하고 있고,그외 영화들은 미리 상영시간을 알고 오지 않고서는 쉽게 영화를 볼 수 없었다.

더군다나 인기가 있다는 이유로 걸어놓은 특정 영화들이 그렇지 않은 영화와 비교해서 유달리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다양한 영화가 상영되지 않고 일부 영화의 스크린 독점이 이어지면서 오히려 영화관객의 증가를 막는 꼴이 되고 있는 것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등장하고 대형 배급사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시작된 교차상영 논란. 시장원리를 내세우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의 영화관 측이나,소비자의 영화 선택권과 영화산업 발전을 이유로 교차상영을 반대하는 영화계 측의 입장 모두가 일리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건 지금의 극단적인 교차상영이 영화계의 장기적인 미래에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비록 영화는 상업성을 가질수밖에 없지만,서로의 이익만 생각할게 아니라 배급사와 영화관,영화를 제작하는 영화계 모두 서로 양보해가며 문화산업의 꽃으로의 영화를 키우기 위해 교차상영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를 바란다.

문경록 생글기자 (영동고 3년) moonkr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