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반도 5명 정도밖에 없구나."

서문여고 한 1학년 교실의 도덕시간. 통일에 대한 내용을 배우기에 앞서 통일에 찬성하는 학생 수를 조사했다.

결과는 다섯 명. 전체의 약 8분의 1밖에 되지 않았다.

이처럼 요즘 청소년들 중 통일에 찬성하는 사람은 드물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통일에 반대하거나 자신이 살아있는 동안은 통일이 되지 않길 바라는 등 그 책임을 회피하는 경향을 보여준다.

왜 요즘 청소년들은 통일에 반대하는 것일까?

서문여고 1학년 윤 모 양은 "통일이 장기적으로는 나라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지만 통일 이후에 겪을 경제적 타격을 생각하면 통일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서문여고 1학년 전 모 양도 "통일이 되면 우리나라는 경제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통일에 반대했다.

이렇게 청소년들은 통일 이후에 닥칠 경제적인 부담감을 통일에 반대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실제로 독일은 1990년 통일이 이루어진 뒤 극심한 실업난 등의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한편에서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통일에 반대하는 것은 현재 통일교육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반도의 긴장 해소,국제적 지위 향상 등 통일의 장점이 많음에도 그것들이 학생들에게 제대로 인식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은 매년 실시되는 통일 글짓기나 통일 말하기 대회 같은 행사에서 통일의식을 확고히 하고 통일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기보다는 상투적인 내용을 반복하는 것에 지루함을 느낀다.

서문여고 1학년 오 모 양은 "매번 똑같이 반복되는 형식에서는 통일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기 어렵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사실 통일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통일은 영토 확대와 값싼 노동력의 공급 등을 가져와 우리나라의 국력을 신장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현재 북한 영토 내에 있는 옛 유적들을 연구할 수 있게 되어 중국이 주장하고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잘못된 역사관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반박할 수 있을 것이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많은 이산가족들의 고통을 덜어 줄 수도 있다.

실제로 이번 이산가족 상봉에서 자신의 상봉이 좌절된 것에 낙심한 70대 실향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통일이 되면 이러한 비극적인 일은 당연히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이 밖에도 민족 동질성의 회복,국방비의 축소 등 다른 많은 좋은 점들이 존재한다.

이번 9월 말과 10월 초에 이루어진 이산가족 상봉에서는 100살의 남측 최고령자인 김유종 할머니와 북측 딸 리혜경씨의 상봉이 화제가 되었다.

그들은 서로를 다시 보기 위해 장장 59년이란 세월을 기다려야 했다.

그들을 비롯한 다른 이산가족들의 눈물겨운 상봉을 보면서 통일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이지원 생글기자(서문여고 1년) ashley300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