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관계’의 대(對)는 항상 붙여 쓴다

# 남북 정상회담이후 미국의 대 북한정책이 주목되고 있다.

띄어쓰기와 관련해 이 문장에서 살펴볼 만한 부분은 '남북 정상회담이후'와 '대 북한정책이 주목되고 있다'로 나눠 볼 수 있다.

'남북 정상회담이후'는 지난 호에서 다뤘으므로 여기서는 '대 북한정책이 주목되고 있다'에서 드러나는 띄어쓰기의 오용을 살펴보자.

'대(對)'는 '1 대 1 무승부''한국 대 일본의 대결'과 같은 경우에는 명사이므로 띄어 써야 하지만 '대(對) 북한정책'이라 할 때는 그 쓰임새가 다르다.

이 말은 항상 '대중국''대일본''대미''대북 관계' 등과 같이 뒷말에 의존해 쓰이고 단독으로는 문장 안에서 구실을 하지 못한다.

'~에 대한'이란 의미를 더하는 접두사로 쓰인 것이므로 항상 붙여 쓴다.

예문에서도 뒤에 오는 '북한'과 어울려 '북한에 대한'이란 의미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대북한'이라 붙여 써야 한다.

'북한정책'의 경우 두 단어가 결합해 하나의 개념으로 굳은 말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는 띄어 쓰는 게 합리적이다.

따라서 '대북한 정책' 식으로 띄어 써야 할 곳이다.

'주목되고 있다'를 사람에 따라 '주목되고있다' 식으로 붙여 쓰는 경우도 흔하다.

여기서의 '있다'는 보조용언이지만 붙여 쓰기가 허용되는 경우가 아니므로 항상 띄어 써야 한다.

보조용언의 경우 ① '-아/-어' 뒤에 연결되는 보조 용언,② 의존 명사에 '-하다'나 '-싶다'가 붙어서 된 보조 용언은 띄어 쓰는 게 원칙이지만 붙여 쓸 수도 있게 했다.

가령 '불이 꺼져 간다/그릇을 깨뜨려 버렸다/비가 올 듯하다/잘 아는 척하다'처럼 쓰는 게 원칙이지만 이를 '꺼져간다/깨뜨려버렸다/올듯하다/아는척하다' 식으로 붙여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는 이 같은 유형의 말들이 띄어 쓸 경우와 붙여 쓸 경우를 명확하게 구별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하지만 '주목되고 있다'에서의 '있다'는 이 같은 허용규정이 적용되는 경우가 아니므로 단어별로 띄어 쓴다는 대원칙에 따라야 한다.

이를 정리해 다시 쓰면 맨 처음의 예문은 '남북 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대북한 정책이 주목되고 있다'와 같이 된다.

이에 비해 북한에서는 '남북정상회담이후 미국의 대북한정책이 주목되고있다'로 띄어쓰기가 훨씬 단순화된다는 점도 특이하다.

북한에선 하나의 의미단위로 묶는 폭이 남한에 비해 훨씬 더 넓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