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원…이천원…2000원

"하루에 일백알 정도를 3~4회 공복에 나눠 먹으면 됩니다."

'단어별로 띄어 쓴다'는 띄어쓰기의 대원칙에 따라 단위를 나타내는 명사 역시 당연히 띄어 쓰면 된다.

가령 '자동차 두 대, 신용카드 다섯 장, 이천 원, 일만 달러'와 같이 써야 한다.

따라서 예문의 '일백알'은 '일백 알'로 띄어 써야 바르다.

그런데 한글 맞춤법에서는 단위명사가 아라비아 숫자와 어울릴 경우 붙여 쓰는 것도 허용했다.

예문에 보이는 '3~4회'를 굳이 '3~4 회'라 띄어 쓰지 않는 이유이다.

마찬가지로 '100알, 자동차 2대, 신용카드 5장, 2000원, 10000달러' 식으로 붙여 쓴다.

이를 비교하면 한글로 적을 때는 가령 '삼 년 육 개월 이십 일간'이라 하고 아라비아 숫자와 함께 쓸 때는 '3년 6개월 20일간'이 된다.

시각적으로는 이 허용 규정이 더 익숙할 것이다.

수를 표기할 때는 일반적으로 아라비아 숫자를 많이 쓰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한글로 적은 수관형사 뒤에서도 '일백알, 자동차 두대, 신용카드 다섯장, 이천원, 일만달러, 삼년 육개월 이십일간'과 같이 단위명사를 윗말에 붙여 쓰기 십상이다.

물론 단위명사를 띄어 쓰는 게 심리적 시각적인 저항감을 주는 점도 작용한 결과다.

단위명사를 띄어 쓰도록 한 것은 '단어별로 띄어 쓴다'는 기본정신에 일관성을 주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허용규정으로 말미암아 단위명사의 띄어쓰기에 혼란스러움을 초래한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어느 한 쪽으로 단순화해 사용할 필요가 있는데,그 경우 단위명사는 언제나 윗말에 붙여 쓰는 방식으로 정하게 될 것이다.

북한에선 전부터 우리와 달리 '서른살' '살림집 두동' 식으로 붙여 쓰는 것을 규범으로 하고 있음도 참고할 만하다.

다만 한글 맞춤법에서는 아직까진 한글로 표기한 수관형사 다음에 오는 단위명사는 띄어 쓰는 게 바른 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