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란한 춤·노래로 ‘비디오 스타’ 시대 열어

성추행·성형수술 후유증 등 불운한 사생활
[Global Issue] 피터팬처럼 살다 간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전 세계에 7억5000만장의 앨범을 팔며 큰 돈을 벌어들인 잭슨이지만 '네버랜드' 운영비와 사치스러운 소비습관 때문에 엄청난 빚을 떠안았다.

이달 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잭슨이 5억달러의 빚을 지고 고민이 많았다는 측근의 이야기를 전했다.

하지만 그가 자신의 노래와 ATV뮤직퍼블리싱이란 회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비틀스 노래의 저작권 가치가 10억달러에 달한다는 평가도 있다.

AP통신은 미국 워싱턴의 한 회계법인이 2007년 작성한 보고서를 입수, 잭슨은 비틀스의 음악 저작권을 가진 소니/ATV 지분, 부동산, 골동품 및 소장품을 포함해 5억6760만달러(7200억원)의 재산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채는 3억3100만달러(4280억원)에 달해 순자산은 2억3000만달러다.

대부분의 자산이 음반저작권이나 부동산으로 묶여 있어 그가 보유한 현금은 호사스러운 생활을 유지하기엔 턱없이 모자란 66만8000달러(8억5000만원)에 불과했다.

성추행 관련 소송비용과 지나친 소비로 그의 재정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자 비틀스 노래 저작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2억달러의 대출을 받았고 급기야 지난해 11월에는 네버랜드를 자신과 부동산 투자신탁회사인 콜로니캐피털이 공동 출자한 회사에 넘겼다.

이러한 재정 압박을 해결하고 자신의 건재함을 알리고자 잭슨은 다음 달 13일 영국 런던의 O2 아레나에서 컴백 콘서트를 열 계획이었다.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50회 공연의 입장권 수십만장이 순식간에 매진되면서 빅히트의 조짐이 보였으나 그의 죽음으로 콘서트는 무산돼 버렸다.

공연을 기획했던 AEG라이브는 최대 4000만달러의 손실을 볼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인들에 따르면 잭슨은 한때 자신의 재산을 세 자녀와 부인에게 나눠 증여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얽히고 설킨 채무관계 때문에 그의 재산처리가 마무리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WSJ는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의 재산을 둘러싼 새로운 드라마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1일 자녀 양육권과 재산 관련 소송을 맡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법원에 제출된 2002년 작성된 마이클 잭슨의 유언장에서 잭슨은 "어머니 캐서린을 세 자녀의 후견인으로 지명하고 캐서린 잭슨이 후견인 역할을 할 수 없으면 다이애나 로스를 후견인으로 지명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잭슨은 또 유언장에서 재산을 '마이클 잭슨 가족 신탁기금'에 맡기겠다고 밝혔다.

잭슨은 유언장에서 아버지 조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두 번째 부인 데비 로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남길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서기열 한국경제신문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