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국가명예도 높이는데 기여…보상해 줘야”
반 “법테두리안에서 적용을…생색내기용 안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 야구 대표팀 선수의 병역특례 문제를 놓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대한야구협회 쪽에서는 "국가의 명예를 드높이고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준 선수에게는 응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에게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대회에서 큰 공을 세운 운동선수가 군대에서 2년을 보내는 것은 손실이므로 '특별히 빼줘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병역특례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야구 대표 팀이 큰 공로를 세웠다고 해서 국가가 법령을 바꿔가며 대표팀 선수들에게 군 복무를 면제해 주는 데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국가가 국민의 '신성한 의무'를 면제해 주는 것은 '군복무는 곧 징벌'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꼬집는다.
우리 대표 팀이 열악한 조건에서도 WBC에서 준우승을 해 시름에 빠진 국민에게 기쁨과 용기를 줬으며, 국가의 명예도 높였음은 물론이다.
이런 '젊은 영웅들'에게 그 공로를 보상해 줘야 한다는 데 대해 반대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문제는 국민의 신성한 의무인 병역의무를 여론과 정서에 따라 과연 면제해 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더구나 현행 병역법에는 아시안게임 1위,올림픽 3위 이상일 경우에만 병역특례를 적용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국 야구대표 선수들에 대한 병역특례 부여 논란을 분석해 본다.
⊙ 찬성 "법 개정해서라도 우수한 선수들에게 보상해줘야"
야구대표 선수에게 병역 특혜를 줘야 한다는 쪽에서는 "WBC 준우승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대외 인지도와 위상이 크게 상승했다"며 "열심히 뛴 그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야구 수준은 세계 정상임에도 빅리거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바로 병역의무 때문이라며 우수한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특례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6년 WBC 4강 진출 때는 병역미필 선수에 대해 병역 혜택을 줬지만 2007년 말 병역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번 대표 팀 선수들은 공익근무요원 추천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이번 기회에 국가가 운동선수에게 병역 혜택을 주는 이유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국 대표 팀의 이번 WBC에서의 선전이 글로벌 경제위기로 움츠러든 국민들에게 큰 희망과 위안을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병역법을 개정해서라도 운동선수들이 국가에 충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 반대 "병역특례는 법 테두리 안에서 엄격하게 적용돼야"
이에 대해 병역특례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병역법은 특히 세세한 부분까지 적시하며 그에 속하는 경우에만 감면이라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며 "야구선수에 대해서만 대회 성적을 인정해 병역을 감면하라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한다.
WBC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한 야구선수들의 병역 면제는 헌법과 법률에 의한 예외 사유에 해당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야구경기 성적이 국위 선양에 도움은 됐지만 스포츠에는 무한한 영역이 존재하며,그런 분야에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이번 야구선수의 성적보다 더 국위를 선양하고도 병역 면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고 꼬집는다.
더구나 아시안게임 1위,올림픽 3위 이상일 경우에만 병역특례를 적용하도록 돼 있는 병역법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병역의무에 대한 인식을 오도하지 않도록 병역특례는 법 테두리 안에서 특별하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정치권에서 이를 생색내기용으로 여론몰이를 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입장이다.
⊙ 정치권 생색내기나 선심용으로 병역특례 활용돼선 안 돼
WBC에서 야구대표 팀이 국민에게 기쁨과 용기를 주고 국가의 위상을 끌어올린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한 공로를 보상해 주는 데 대해 반대할 이유도 찾기 어렵다.
그런 만큼 포상금 지급 등 다양한 보상 방법을 적극 강구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관련 법규정을 개정하면서까지 이들의 군복무를 면제해 줘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과거에도 월드컵이나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낸 대표선수들에게 정치권이 앞장서 법을 바꿔가며 병역 혜택을 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병역 혜택의 남발을 막고 비인기 종목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법을 바꾼 게 1년여 전이다.
그런데도 병역 혜택 문제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여론과 정서를 앞세워 국민의 4대 의무인 병역의무를 또다시 흔드는 일이 일어나서는 결코 안 된다.
경기 결과에 대한 보상으로 선수들에게 법 규정에도 없는 면제 혜택을 준다면 누가 과연 병역을 신성한 의무로 받아들이겠는가.
특히 정치권은 생색내기용이나 선심용으로 병역특례 문제를 활용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경식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
< 용어풀이 >
◆ 야구선수 병역특례
2006년 9월 제1회 WBC에서 우리 대표 팀이 4강에 오르자 정부는 병역법 시행령을 개정해 11명의 병역 미필자에게 면제 혜택을 줬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2007년 WBC 대회를 병역특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재 체육분야의 병역특례 대상은 올림픽대회 3위 이상,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로 제한돼 있다.
◆ 월드베이스볼클래식 (WBC · World Baseball Classic)
세계 각국이 참가하는 프로야구 국가대항전으로,올림픽야구와는 달리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소속 국가 대표로 참가한다. 우리나라는 16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2006년에 열린 1회 대회에서 4강에 올랐으며 올해 열린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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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3월19일 보도
한국 야구가 2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세계 4강에 진출하면서 대표팀에 병역특례를 주자는 논의가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두 차례나 WBC 대회 4강에 오르면서 국민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준 만큼 '태극전사'들이 야구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병역특례 혜택을 주자는 취지지만 순수해야 할 스포츠에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데 대한 거부감과 타 종목과 형평성 결여라는 점에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현지에서 WBC 대회를 취재 중인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대표팀에 대한 병역특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우리 부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면서 "(병역특례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높아지고 국방부나 병무청 등 관련 부처의 적극적 요청 등이 있으면 검토해 볼 문제"라고 말해 경우에 따라서는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에 반해 병무청 측은 "월드컵 16강,WBC 4강 진출 시 부여됐던 병역혜택이 2007년 말 병역법 시행령 개정으로 없어졌다.
지금은 올림픽 3위 이상,아시안게임 우승자에게만 병역 혜택을 주도록 법이 명시돼 있다"면서 "법 개정 1년도 안돼 WBC 병역 혜택 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반 “법테두리안에서 적용을…생색내기용 안돼”
![[시사이슈 찬반토론] 한국 야구대표 팀에 병역특혜 줘야 하나요?](https://img.hankyung.com/photo/200904/2009040806121_2009041078081.jpg)
대한야구협회 쪽에서는 "국가의 명예를 드높이고 국민에게 기쁨을 안겨준 선수에게는 응당한 보상을 해줘야 한다"며 한국 야구대표팀 선수들에게 병역특례를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제대회에서 큰 공을 세운 운동선수가 군대에서 2년을 보내는 것은 손실이므로 '특별히 빼줘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병역특례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야구 대표 팀이 큰 공로를 세웠다고 해서 국가가 법령을 바꿔가며 대표팀 선수들에게 군 복무를 면제해 주는 데 대해선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국가가 국민의 '신성한 의무'를 면제해 주는 것은 '군복무는 곧 징벌'임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라고 꼬집는다.
우리 대표 팀이 열악한 조건에서도 WBC에서 준우승을 해 시름에 빠진 국민에게 기쁨과 용기를 줬으며, 국가의 명예도 높였음은 물론이다.
이런 '젊은 영웅들'에게 그 공로를 보상해 줘야 한다는 데 대해 반대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문제는 국민의 신성한 의무인 병역의무를 여론과 정서에 따라 과연 면제해 줄 수 있느냐는 점이다.
더구나 현행 병역법에는 아시안게임 1위,올림픽 3위 이상일 경우에만 병역특례를 적용하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한국 야구대표 선수들에 대한 병역특례 부여 논란을 분석해 본다.
⊙ 찬성 "법 개정해서라도 우수한 선수들에게 보상해줘야"
야구대표 선수에게 병역 특혜를 줘야 한다는 쪽에서는 "WBC 준우승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대외 인지도와 위상이 크게 상승했다"며 "열심히 뛴 그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 야구 수준은 세계 정상임에도 빅리거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은 바로 병역의무 때문이라며 우수한 선수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특례를 인정해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2006년 WBC 4강 진출 때는 병역미필 선수에 대해 병역 혜택을 줬지만 2007년 말 병역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번 대표 팀 선수들은 공익근무요원 추천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이번 기회에 국가가 운동선수에게 병역 혜택을 주는 이유를 되새겨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한국 대표 팀의 이번 WBC에서의 선전이 글로벌 경제위기로 움츠러든 국민들에게 큰 희망과 위안을 준 것만으로도 충분히 보상받을 만하다는 것이다.
병역법을 개정해서라도 운동선수들이 국가에 충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 반대 "병역특례는 법 테두리 안에서 엄격하게 적용돼야"
이에 대해 병역특례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병역법은 특히 세세한 부분까지 적시하며 그에 속하는 경우에만 감면이라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며 "야구선수에 대해서만 대회 성적을 인정해 병역을 감면하라는 조항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한다.
WBC 대회 성적을 바탕으로 한 야구선수들의 병역 면제는 헌법과 법률에 의한 예외 사유에 해당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야구경기 성적이 국위 선양에 도움은 됐지만 스포츠에는 무한한 영역이 존재하며,그런 분야에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이번 야구선수의 성적보다 더 국위를 선양하고도 병역 면제가 거론조차 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고 꼬집는다.
더구나 아시안게임 1위,올림픽 3위 이상일 경우에만 병역특례를 적용하도록 돼 있는 병역법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병역의무에 대한 인식을 오도하지 않도록 병역특례는 법 테두리 안에서 특별하고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정치권에서 이를 생색내기용으로 여론몰이를 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입장이다.
⊙ 정치권 생색내기나 선심용으로 병역특례 활용돼선 안 돼
WBC에서 야구대표 팀이 국민에게 기쁨과 용기를 주고 국가의 위상을 끌어올린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그러한 공로를 보상해 주는 데 대해 반대할 이유도 찾기 어렵다.
그런 만큼 포상금 지급 등 다양한 보상 방법을 적극 강구할 필요도 있다.
하지만 관련 법규정을 개정하면서까지 이들의 군복무를 면제해 줘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물론 과거에도 월드컵이나 WBC에서 좋은 성적을 낸 대표선수들에게 정치권이 앞장서 법을 바꿔가며 병역 혜택을 준 적이 있었다.
그러나 병역 혜택의 남발을 막고 비인기 종목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법을 바꾼 게 1년여 전이다.
그런데도 병역 혜택 문제를 놓고 또다시 논란이 빚어지고 있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여론과 정서를 앞세워 국민의 4대 의무인 병역의무를 또다시 흔드는 일이 일어나서는 결코 안 된다.
경기 결과에 대한 보상으로 선수들에게 법 규정에도 없는 면제 혜택을 준다면 누가 과연 병역을 신성한 의무로 받아들이겠는가.
특히 정치권은 생색내기용이나 선심용으로 병역특례 문제를 활용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김경식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
< 용어풀이 >
◆ 야구선수 병역특례
2006년 9월 제1회 WBC에서 우리 대표 팀이 4강에 오르자 정부는 병역법 시행령을 개정해 11명의 병역 미필자에게 면제 혜택을 줬다. 하지만 비인기 종목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2007년 WBC 대회를 병역특례 적용 대상에서 제외했다. 현재 체육분야의 병역특례 대상은 올림픽대회 3위 이상, 아시아경기대회 1위 입상자로 제한돼 있다.
◆ 월드베이스볼클래식 (WBC · World Baseball Classic)
세계 각국이 참가하는 프로야구 국가대항전으로,올림픽야구와는 달리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소속 국가 대표로 참가한다. 우리나라는 16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2006년에 열린 1회 대회에서 4강에 올랐으며 올해 열린 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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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3월19일 보도
한국 야구가 2회 연속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세계 4강에 진출하면서 대표팀에 병역특례를 주자는 논의가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두 차례나 WBC 대회 4강에 오르면서 국민에게 희망과 즐거움을 준 만큼 '태극전사'들이 야구에 더욱 매진할 수 있도록 병역특례 혜택을 주자는 취지지만 순수해야 할 스포츠에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데 대한 거부감과 타 종목과 형평성 결여라는 점에서 비판 여론도 만만치 않다.
하일성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19일(한국시간) 미국 샌디에이고 현지에서 WBC 대회를 취재 중인 기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대표팀에 대한 병역특례를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우리 부 단독으로 결정할 사안은 아니다"면서 "(병역특례에 찬성하는) 국민 여론이 높아지고 국방부나 병무청 등 관련 부처의 적극적 요청 등이 있으면 검토해 볼 문제"라고 말해 경우에 따라서는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에 반해 병무청 측은 "월드컵 16강,WBC 4강 진출 시 부여됐던 병역혜택이 2007년 말 병역법 시행령 개정으로 없어졌다.
지금은 올림픽 3위 이상,아시안게임 우승자에게만 병역 혜택을 주도록 법이 명시돼 있다"면서 "법 개정 1년도 안돼 WBC 병역 혜택 문제가 거론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