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세자매’로 뭉치니 따뜻한 학교생활…“우리 학교는 폭력없어요”
전국의 많은 고등학교들이 학교폭력 추방 또는 청소년 흡연 예방을 주제로 하는 행사들을 가진다.

하지만 취지와 달리 학생들의 진정한 참여를 이끌어 내지 못하고 일회성 활동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전 충남여고에서 시행하는 '세자매 한마음 결연식'은 조금 다르다.

학생과 교사들이 운동장에 모여 행사를 하면서 1,2, 3학년 학생이 서로 가깝게 지내며 대화할 수 있도록 자매를 맺어 주는 것이다.

예를 들면 1학년 1반 1번 학생은 2학년 1반 1번, 3학년 1반 1번 학생과 자매를 맺는 것이다.

자매 학생들은 학교생활에 필요한 조언을 구하는 등 수시로 만나 친목을 다진다.

3학년은 1,2학년 후배들에게 학교 생활에 필요한 조언을 해주고 1, 2학년은 3학년이 힘든 수험 생활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쉬는 시간에 교실로 찾아가 응원도 하고 미리 준비한 편지를 전달하기도 한다.

자매가 된 충남여고 3학년 이지영,2학년 유현아, 1학년 김가은 학생은 "처음에는 쌀쌀한 날씨에 운동장에 나가서 재미없는 행사를 한다는 생각에 따분하고 불평도 많이 했는데,세 자매 행사를 통해서 이제 서로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좋은 친구이자 언니,동생을 얻게 돼서 행복하다"고 입을 모았다.

학생회장인 이지영 학생은 "3학년들은 보통 최고 학년이라는 불필요한 권위의식을 가지고 있는데 세 자매 행사를 통해서 개인적으로 친목을 다지다 보니 그런 모습을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고 말했다.

유현아 학생은 "결연식 때 서로에게 타이슬링을 걸어주며 시작된 인연이 이어져,언니와 동생이 생일 때는 축하해 주고 스트레스를 받아 힘들면 용기를 북돋워주고 챙겨줘 행복한 한 해였다"고 말했다.

세 자매의 막내인 김가은 학생은 "고등학교에 갓 입학했을 때 언니들의 도움으로 더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선생님들께서도 세 자매로 맺어진 언니들과의 관계가 훗날 소중한 재산이 될 거라고 말씀해 주셨는데,말씀대로 정말 큰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밝혔다.

교내 폭력 추방을 위해 형형색색으로 예쁘게 장식한 피켓을 들고 폭력 추방을 소리치거나 교장 선생님의 훈계를 듣는 것도 좋지만 요즘 10대 학생들은 이를 '따분하게' 여기기 십상이다.

학생들의 인식과 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 스스로 필요성을 느끼고 참여하는 행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충남여고의 '세 자매'는 친구를 사귀고 선후배 간에 따뜻한 우정을 만들면서 학교 폭력을 해결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

손혜지 생글기자 (대전 충남여고 2년) bluevery110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