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트리와 함께 거리를 장식하는 것이 있다.

이른바 '빨간 냄비'로 통하는 구세군 냄비.

거리 위 나눔의 대표 아이콘이 이 냄비라면 교실 안 나눔의 아이콘은 '크리스마스 씰' 이다.

크리스마스 씰은 '항 결핵운동의 상징인 크리스마스 씰 판매모금을 통해 결핵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국민에게 알리고 결핵 퇴치사업 재원을 마련한다'는 목적 아래 판매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익으로 결핵환자들을 돕는 것도,학생들이 그들을 도우려는 마음으로 씰을 사는 것도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순수한 나눔의 마음에서 이루어져야 할 씰 판매의 의미가 교실 안에서 무색해져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씰 판매 수익금으로 정확히 어떤 활동이 이루어지고 그것이 결핵환자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는가에 대해 일언반구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일단 자원 학생을 찾고,씰이 남으면 몇몇 학생들에게 억지로라도 사게끔 종용하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11월19일 씰 판매가 실시된 이후 대한결핵협회의 자유게시판에 씰을 강제 판매하지 말라는 내용의 글이 무수히 올라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 네티즌은 "크리스마스 씰 판매 홍보를 잘 하고 사람들을 설득할 생각을 해야지. 무조건 관공서,학교 등으로 할당하는 건 행정편의주의일 뿐"이라며 씰 구매 강요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물론 사고 싶은 학생에게만 씰을 판매하면,그 수익이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각자의 마음에 달린 문제이기 때문에 특별한 해결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씰 판매가 '강매'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만이라도 면해야 하지 않을까?

씰을 판매하기 이전에 결핵환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이나 결핵예방을 위한 홍보의 중요성 같이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알리고,이 판매 수익이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관해 최소한의 교육이라도 실시해야 한다.

학생들 스스로 씰을 통해 누구에게,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숙지한다면 씰을 사는 것이 '나눔'임을 체감할 수 있을 것이고,이는 더 많은 학생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일조할 것이다.

학교에서는 '좋은 일'을 '좋은 마음'으로 할 수 있도록 사전에 학생들이 많은 부분을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돕고,학생들 역시 자선활동이 '남 좋은 일'이 아니라 '나를 비롯한 또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임을 깨닫는다면 씰이 연말 편지봉투를 장식하는 하나의 트렌드 아이템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지원 생글기자(경남외고 2년) prp002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