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권 및 일부 지방 외국어고등학교(이하 외고)는 지난 15일 입학 전형을 보았다.

그리고 서울권 및 몇몇 지방 외고는 12월 초부터 입학 원서를 받는다.

요즘 많은 중3 학생들이 외고 입시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하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힘들게 공부해서 입학한 외고가 반드시 꿈의 학교는 아니다.

우선 외고를 택하는 주된 이유는 명문대학 진학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예컨대 9월22일 서울대가 민주당 김영진 의원에게 제출한 '지난 10년간 전국 고등학교별 합격자 수 현황'에 따르면 대원외고,명덕외고,한영외고가 각각 2,5,6위를 기록했고 일반고인 경기고,서현고가 각각 7,10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 자료는 외부에서 본 장밋빛 수치 자료이다.

외고 학생들의 다양한 생활과 생각의 스펙트럼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

외고를 다니는 학생들 중 자퇴나 전학하는 학생도 있다.

명덕외고는 지난 7월 1학년 7명,2학년 3명 전·편입생을 선발했다.

고양외고도 지난 7월 전·편입생 1학년 8명,2학년 1명,3학년 1명을 각각 선발했다.

이는 지난 한 학기 동안 그 숫자만큼의 학생이 자퇴나 전학을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퇴나 전학간 학생들은 대게 입학 전 품었던 이상과 현실의 차이 때문이다.

우선 모든 외국어고 학생은 전공어,제1외국어,제2외국어를 학습한다.

서울권 외고의 경우 3개 외국어를 3년 동안 영어 보통 교과 8단위와 전문 교과 82단위 총 90단위를 이수한다.

이는 일반고 40단위에 비해 두 배 이상 많다.

외국어에 소질과 흥미가 없는 학생은 외고에서 내신 성적을 관리하기 어렵다.

외고에서 우수한 내신 성적을 받기는 쉽지 않다.

치열한 경쟁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없는 학생은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각 분야,출신 중학교,지역 등에서 잘했던 학생들은 충격에 휩싸인다.

보통 학원들은 외고 진학 실적을 늘리기 위해 성적 상위권 학생에게 외고 진학을 권유한다.

일부 학생들은 진로와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 학원의 권유를 쉽게 수용하는 경우가 많다.

외고 1학년의 한 학생은 "별 생각없이 낸 특별전형에 합격해서 다니고 있는데 다른 학교로 전학가고 싶다"며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하지만 일반고로 전학가는 것도 쉽지 않다.

몇몇 일반고 학생들은 "내신 등수 밀리겠다"며 전학온 외고생을 경계하거나 "외고생 실력이 기대 이하다"며 무시한다.

일반고로 전학을 원하지 않는 경우 학생들은 검정고시를 선택하기도 한다.

물론 외고가 단점만 있는 곳은 아니다.

언어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일반고에서 접하기 어려운 스페인어,러시아어 등을 배울 수 있다.

비교적 유능한 학생이 많고 그들끼리의 시너지 효과도 있다.

이러한 외고의 다양한 장점 때문에 일반고 학생들이 전·편입시험을 본다.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고찰한 후 외고 또는 일반고 진학을 결정하길 바란다.

이은경 생글기자(명덕외고 1) sophia22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