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 학생은 11가지 사탐과목 (국사,근현대사,세계사,한국지리,세계지리,경제지리,윤리와 사회,정치,사회문화,경제,법과사회) 중 4과목을 선택해서 수능 때 시험을 치러야 한다.

사회과목이 이렇게 많은 이유는 학생들이 관심있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을 선택하지 못한다.

대부분 학교에서 가르치는 과목이 거의 비슷한 탓이다.

이는 학교 입장에서는 수능에 필요한 인기과목 4가지만 골라 가르치는 게 효과적이기 때문에 나타난다.

전국에서 교육열이 '특출'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특별시 강남구 대치동 쪽에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들과 특수 고등학교들을 살펴본 결과,모든 학교에서 빠짐없이 인기과목인 한국지리,경제,사회문화,국사,근현대사를 공부하고 있었다.

가끔 비인기과목인 세계사나 정치,또는 법과 사회 같은 과목을 가르치는 학교도 있긴 했지만 극소수였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과목의 이름만 '근현대사'로 해놓고 실제로는 국사를 가르치는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과목들 사이에 선호도 차이가 크게 나타나는 것은 시험을 보는 학생들의 숫자가 많을수록 표준점수가 높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표준점수란 수험생들의 원점수 분포를 정상 분포에 가깝게 가공해 수험생 개개인의 원점수가 평균으로부터 표준편차의 몇 배만큼 떨어졌는지를 나타낸 점수인데,최종 성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학생들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학생들은 내신용으로 사회과목을 준비하기도 벅차다.

만약 수능을 위해 다른 과목을 준비해야 한다면 지나치게 부담스러운 일이 된다.

서점을 가봐도 한국지리나 경제같은 인기과목 문제집은 넘쳐 나지만 법과사회,세계사 등 비인기과목 문제집을 꼼꼼히 찾아봐야 발견할 수 있다.

문승호군(영동고 2년)은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세계사를 선택했지만 전교에서 세계사를 선택한 학생이 매우 적어 3학년 올라가서 내신을 관리하기 어려울 것 같다"며 수능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답답해했다.

전정욱군(영동고 2년)은 "법학에 관심이 있어서 법과사회를 선택하고 싶었지만 수강 인원이 적어 경제를 선택하게 됐다"고 털어 놓았다.

좋아하는 과목을 공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자신의 소질을 개발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육영일 생글기자(영동고 2년) cybermonkey22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