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지'는 선택, '-던지'는 과거 회상을 나타낸다

"차가 얼마나 막히든지 1시간이면 될 게 2시간이나 걸렸어."

"네가 어디에 살던지 고향을 잊지 말거라."

평범한 문장이지만 아쉽게도 한 군데씩 틀린 곳이 있다.

'막히든지'와 '살던지'가 잘못 쓴 것인데,이 '-든지'와 '-던지'는 형태와 발음이 비슷해 용법을 정확히 구별하지 못 하면 틀리기 십상이다.

두 말은 의미가 분명하게 다르므로 이를 기준으로 구별하는 게 요령이다.

우선 '-든지'는 '나열된 동작이나 상태,대상들 중에서 어느 것이든 선택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이다.

한 마디로 하면 '선택이나 조건'을 나타낼 때 쓰인다.

가령 '집에 가든지 학교에 가든지 알아서 해라' '무엇을 그리든지 잘만 그려라' '계속 가든지 여기서 있다가 굶어 죽든지 네가 결정해라'처럼 쓰인다.

이에 비해 '-던지'는 어떤 말 뒤에 붙어 '과거의 어떤 사실이나 판단'을 나타내는 어미이다.

'그 해 겨울은 얼마나 춥던지…' '아이가 얼마나 밥을 많이 먹던지 배탈날까 걱정이 되었다'가 그 용례다.

두 말의 차이는 '-든지'는 '선택'의 상황에서 쓰는 말,'-던지'는 '과거의 일'을 나타낼 때 쓰는 말로 구별해 외워두면 편리하다.

따라서 '막히든지'는 지나간 일을 얘기하는 것이므로 '막히던지'로 해야 하고,'살던지'는 선택이나 조건을 뜻하므로 '살든지'라 해야 바른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