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전통내세운 형식적인 학교 행사 이제 그만
2학기 들어 많은 중·고등학교가 체육대회 축제 등 학교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행사의 목표는 학생들의 실천성과 공동체 의식을 기르고,학교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취지와 달리 많은 행사가 타율적이고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 A고는 학생들의 체력 신장을 목적으로 매년 가을 마라톤 행사를 개최한다.

하지만 학생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A고 나모 학생은 "단순히 행사의 숫자를 채우기 위해 만든 것 같다. 차라리 안 하느니만 못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마라톤은 오래전부터 열리고 있는 A고의 '전통 행사'이다.

많은 학교들이 전통이라는 이름표를 달고,예전부터 해오던 행사를 반복한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러한 행사들이 식상하다는 분위기다.

정작 학생들이 즐기거나 공동체 의식을 배울 수 있는 내용은 많지 않다.

많은 학생이 참여할 수 없는 것도 문제다.

체육대회에는 운동 능력이 뛰어난 일부 학생들만 선수로 참가한다.

축구 배구 같은 단체 경기도 있지만 참여하지 않는 인원이 더 많다.

그것마저도 예선 대회에서 떨어지면 체육대회 내내 구경만 해야 한다.

축제나 학예회도 단체 참여는 사라진 지 오래다.

장기자랑이 없으면 참여할 수 없다.

스승의 날이나 학생의 날은 무엇을 하는지 모르는 경우도 많다.

정해져 있는 행사를 시키는 대로 이끌려 할 때가 태반이다.

"이렇게 되면 참여는 없고 타율만 남아 있는 '그들만의 행사'가 되죠."

학교 행사를 할 때는 학생들의 의견 수렴이 중요하다.

학교가 '학생 아이디어 공모'나 '학생 대의원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행사를 하기로 해 놓고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기획과정에서 학생 의견을 반영하는 경우는 드물다.

학교행사는 현재를 함께하면서 '미래'를 꿈꾸고 '추억'으로 남기는 학창 생활의 꽃이다.

청소년 문화의 장으로서 그 가치가 있는 것이다.

2학기가 시작되면서 여러 학교가 학교행사를 열고 있다.

단체적·자율적 교육활동이라는 취지에 맞도록 형식적인 학교 행사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

이은석 생글생글 기자(능곡고 2년) dldmstjr16@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