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청이 취미이자 일과…정부지원금 월 40만원에 생활 의존

독거노인이 100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7월 현재 독거노인은 지난해에 비해 5만여명 증가한 93만1000여명으로 전체 노인 인구의 18%를 넘겼다.

이런 추세라면 2010년에는 독거노인이 102만1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수입이 거의 없는 저소득층 독거노인들이 급증하면서 이들에 대한 복지 문제가 국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생글기자 코너] 독거 노인 생활 탐방기
서울 도봉구 무수골 오모 할아버지(90)의 집을 방문했을 때,기자를 맞이한 것은 커다란 TV소리였다.

어른 한 명이 겨우 누울 만한 집 안으로 들어가자 오줌 냄새가 눅눅한 곰팡이 냄새와 뒤섞여 코를 찔렀다.

오 할아버지집은 서울시청의 '무수골 전원단지 조성계획'에 포함되어 있어 언제 철거될지 모른다.

쥐가 들락날락하는 비위생적인 방 안에서 할아버지는 TV시청에만 집중하고 계셨다.

TV시청은 몸도 불편하고 친척하나 없는 오 할아버지의 유일한 취미생활이자 일과이다.

할아버지는 고령이신 데다 귀가 어두워 긴 대화를 나누기는 어려웠다.

대신 동행한 생활관리사에게 "사탕 있슈?"라며 첫 인사를 건네셨다.

사탕을 한 움큼 받으신 할아버지는 어린 소년처럼 기뻐하셨다.

할아버지는 생활관리사가 아니면 사탕도 맘껏 드시지 못한다.

이미 인근 슈퍼에는 사탕 외상값 4000원이 잡혀 있다.

오 할아버지는 다른 독거노인에 비하면 상황이 나은 편에 속한다.

복지관의 생활관리사가 돌봐주고 있고,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되어 노령연금을 포함한 약 40만원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기 때문이다.

얼마 전부터는 생활관리사의 서비스 연계로 '점심 도시락 배달'도 온다.

그러나 자식들이 많아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하거나 자식들의 부양 포기로 어려움에 처한 독거노인들은 이러한 혜택도 받기 힘들다.

수입이 없어도 수급자가 아니면 국가 지원은 턱없이 부족하다.

독거노인들이 생활하는 데에는 한 달에 최소 40만원 정도가 필요하지만 국가 지원 없이 40만원의 수입을 가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독거노인에 대한 문화적 지원도 절실하다.

대부분 독거노인들은 하루 종일 TV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질병 등으로 인해 외부 활동을 꺼려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노인들이 우울증에 걸리거나 반사회적인 성향을 가짐으로써 또 다른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노인 자살 건수가 2005년 4000건을 돌파한 후 계속 상승 추세에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이들에 대한 심리 치료나 사회활동을 통한 적응 훈련 프로그램의 확충이 필요하다고 한다.

국가의 노인 복지 서비스도 확충되어야 한다.

도봉1동 동사무소 사회복지과 이은미씨는 가족들이 부양을 포기한 독거노인들을 일일이 관리하고 있으나, 요양 보호소 등 이들을 위한 사회 복지 인프라가 부족해 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특히 치매 독거노인의 경우 연락이 두절된 자식들이 많고,관련 시설 부족으로 복지 업무를 수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또 고령자 수에 비해 사회복지사와 독거노인생활관리사 수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했다.

하지만 중앙정부는 독거노인 생활관리사를 5% 줄일 것이라고 한다.

같이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같은 구내에서도 동사무소별로 사회복지 민원 건수가 4배 이상 차이난다며 지역 특성을 감안해 담당 공무원을 차등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하제영 생글기자(선덕고 2년) hajy19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