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밖에서 사는 우리 동포들

지난 7월29일 서울 홍은동의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재외동포재단 주최로 세계 한인 차세대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21개국에서 105명의 한인 차세대 주역이 참가해 태극기와 거주국의 국기를 함께 흔들며 교류의 장을 펼쳤다.

나라 밖에서 거주하고 있는 우리 동포를 가리키는 말 가운데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아마도 '교포'일 것이다.

미국에서 살고 있으면 재미교포,일본에서 살면 재일교포 식으로 칭한다.

하지만 교포(僑胞)란 말은 의미적으로 그다지 좋은 말은 아니다.

왜냐하면 '교(僑)'의 의미가 '껴붙어 살다, 더부살이하다'로, 그 말 속엔 비하적인 어감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에 가서 자리잡고 사는 우리 민족을 지칭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말이다.

그보다는 동포가 좋다. 동포(同胞)란 '같은 겨레'이다.

외국에 있는 우리 겨레이므로 '재외동포'라고 하면 된다.

만일 중국에서 살고 있으면 재중동포,미국이나 일본의 경우는 재미동포,재일동포다.

외국에 거주하는 동포를 가리키는 말 중엔 지역에 따라 달리 불리는 것도 있다.

조선족이나 고려인,애니깽 따위가 그런 것이다.

조선족은 중국에 흩어져 사는 한민족을 가리킨다.

주로 동북3성(헤이룽장성,지린성,랴오닝성)에 조선족이 많이 몰려 있다.

이 말 역시 좋은 말은 아니다.

중국이 자기네 시각에서 부르는 수많은 소수민족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쓸 때는 '재중동포'라고 하면 충분하다.

다만 조선족이란 말에는 역사적 의미와 관점이 담겨 있으므로 이를 구별해 쓰면 된다.

러시아 지역에 거주하는 한민족을 가리킬 때는 '고려인'이라 한다.

'카레이스키'라고도 하는데,이는 코리안(고려인)을 러시아 말로 읽은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 멕시코로 이주해 간 한인과 그 후예를 특히 애니깽이라 부른다.

'애니깽(Henequen)'은 멕시코 용설란의 일종으로 현지발음에 따라 적으면 '에네켄'에 가깝다.

초기 이주민들이 대개 이 에네켄농장에서 일하면서 삶의 터전을 마련한 데서 한인 이주민을 상징적으로 부르는 말이 됐다.

애니깽은 '에네켄' 발음이 한국인의 음성구조에 맞게 바뀐 것이다.

이들을 통틀어 두루 쓸 수 있는 말은 '겨레'다.

겨레란 같은 핏줄을 이어받은 민족을 뜻한다.

'겨레붙이'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