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뇌 기능 차이있다"…美 분반 공립학교 확산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수업을 남녀가 함께 받는 것이 좋을까 따로 받는 것이 좋을까?
미국 유럽등 선진국에서 최근들어 남녀 분반 수업이 확산되는 추세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 국가는 인성교육과 성평등을 위해 남녀 중고교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도록 지도해왔다.
하지만 남녀 합반 수업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교육현장에서 남녀 분반 수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 남녀 따로 수업이 새 트렌드
미국의 유력 신문인 워싱턴 포스트는 남녀공학을 고수했던 미국 공립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을 나눠 따로 가르치는 수업 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남녀 분반 수업을 하는 공립학교는 2곳에 불과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250여 곳으로 늘어 났다는 것이다.
신문은 특히 올 가을학기부터는 전국 500개 공립학교가 분반 수업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06년 미 연방 정부가 자발적이고 실질적으로 평등한 교육이 이뤄진다는 전제 아래 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을 분리해 가르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확산되고 있다.
특히 분반 수업을 하는 경우 탈의실 등이 필요없어 비용을 절감하려는 학교는 합반 교육 방식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미 교육부는 남녀 공학 공립학교의 분리 수업 제한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이달중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남녀 분반 수업방식은 미 전역에서 수천개 학교로 확대될 전망이다.
남녀 합반 교육의 효과가 낮다는 연구결과는 유럽 호주 등에서도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는 대학 입학 자격 시험에서 남녀공학 학생보다 남학교 여학교에서 따로 공부한 학생들이 훨씬 좋은 성적을 보인 결과가 나와 교육당국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에 교육 당국은 남학생의 성적이 여학생보다 뚜렷하게 뒤떨어지는 과목에 한해 남녀 분반 수업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호주는 남녀합반 교육의 효과에 의문이 생기자 남녀공학보다 남녀분리 학교가 더 많아졌다.
학부모들 역시 남녀 분리교육을 선호한다.
독일의 경우 대도시 공립학교들이 성특성화 교육을 위해 남녀 분반수업을 하고 있다.
남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과정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취약한 이해력을 향상시키고 여학생들에게는 수학 등 뒤쳐지는 과목을 보완하도록 교육한다.
⊙ 학업성취도에 남녀차이가 있나
남녀 분반수업이 좋은가,합반수업 좋은가에 관한 논쟁은 성별 학업성취도의 차이가 존재하느냐에서 출발한다.
즉 남녀 학생이 같은 수업을 들었을때 동일한 학업성취 능력을 보이는가 하는 문제다.
신경과학계에 따르면 남녀의 뇌는 지적 능력이 같지만 부분별 기능에서 현저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예를들어 남성은 수리 공간 지각 능력이, 여성은 기억력과 언어 능력이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것이다.
이는 남녀학생을 분리해서 수업해야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실제 워싱턴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 여학생과 남학생을 상대로 자신이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시를 지어 발표하게 했는데 남녀 학생들의 학습 행태가 크게 달랐다.
여학생들은 대체로 정적이면서 집중을 잘 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학생이 먼저 "만약 내가 새라면 짹짹거리며 노래하며 하늘을 날수 있을텐데....."라며 시를 낭송하자 다른 친구들이 낭송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예의를 갖춰 박수를 쳤다.
반면 남학생들은 여학생에 비해 산만하고 공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마다 서로 소리 높여 시를 읊어댔을 뿐 아니라 한 발표자가 "내가 표범이라면 나는 사냥을 하고 뛰어다닐텐데...." 라고 하자 등을 의자뒤로 제치기도 하고 바닥을 기어다니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남녀 학생들의 기본적으로 다른 학습 태도를 인정하고 성별 특성에 맞춘 분반 수업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대해 많은 페미니스트들과 민권 지도자들은 여자 아이들을 소외시키는 불평등한 교육이라고 지적하며 과거의 잘못된 역사가 되살아나서는 안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 시민자유연맹 등 몇몇 단체들은 지난 5월 학교의 남녀 분반 프로그램이 연방의 역차별법과 헌법에 위배된다며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일부 학교에서 남자 아이들만 따로 수업을 해본 결과 남녀 합반 학급보다 좋은 시험 성적을 얻지 못했다며 분리교육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교육계 일각에선 교사들이 남녀 학생의 차이에 대한 이해없이 새 프로그램에 억지로 밀어넣는 것은 아닌지 회의적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 우리나라도 남녀 공학 꺼려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중·고교의 남녀 공학 비율이 대략 60% 선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이후 양성평등과 학생들의 통학 편의, 지역별 배정 등을 위해 교육부가 남녀 공학을 독려한 결과 신도시 등에 신설되는 학교는 대부분 남녀 공학을 선택했다.
그러나 남녀공학에서 여학생이 내신성적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남학생들이 남녀공학에 배정되기를 꺼리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구의 모 남녀공학 고교는 "남학생들이 내신에 불리할 것을 우려해 입학하기를 꺼려하고 있다"며"예전처럼 다시 남학교로 바꿔달라"고 시교육청에 건의하기도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연구(2003~2006년)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간인 4년동안 모든 교과성적에서 남녀공학이 남학교나 여학교에 비해 낮게 나왔다.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의 비율도 남녀공학이 13.4%로 남학교 6.5%, 여학교 8.5% 보다 훨씬 높았다.
이와 더불어 남녀 공학 학교에 배정되는 남녀 학생 비율이 해마다 들쭉날쭉해 반 편성이 힘들거나 화장실 탈의실 등 편의시설이 부족해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 기존의 남녀공학 학교에서 남녀 공동학급을 남학생반 여학생반으로 나누는 분반수업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학생들이 이성에 신경쓰지 않아도 돼 수업 집중도를 높일 수 있고, 성별 학업성취도 차이를 반영해 수업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parkbig@hankyung.com
중고등학교 학생들은 수업을 남녀가 함께 받는 것이 좋을까 따로 받는 것이 좋을까?
미국 유럽등 선진국에서 최근들어 남녀 분반 수업이 확산되는 추세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이들 국가는 인성교육과 성평등을 위해 남녀 중고교 학생들이 같은 교실에서 수업을 받도록 지도해왔다.
하지만 남녀 합반 수업의 학업성취도가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교육현장에서 남녀 분반 수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 남녀 따로 수업이 새 트렌드
미국의 유력 신문인 워싱턴 포스트는 남녀공학을 고수했던 미국 공립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을 나눠 따로 가르치는 수업 방식이 각광을 받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남녀 분반 수업을 하는 공립학교는 2곳에 불과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 250여 곳으로 늘어 났다는 것이다.
신문은 특히 올 가을학기부터는 전국 500개 공립학교가 분반 수업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같은 현상은 지난 2006년 미 연방 정부가 자발적이고 실질적으로 평등한 교육이 이뤄진다는 전제 아래 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을 분리해 가르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확산되고 있다.
특히 분반 수업을 하는 경우 탈의실 등이 필요없어 비용을 절감하려는 학교는 합반 교육 방식을 더욱 선호하고 있다.
미 교육부는 남녀 공학 공립학교의 분리 수업 제한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이달중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남녀 분반 수업방식은 미 전역에서 수천개 학교로 확대될 전망이다.
남녀 합반 교육의 효과가 낮다는 연구결과는 유럽 호주 등에서도 나오고 있다.
영국에서는 대학 입학 자격 시험에서 남녀공학 학생보다 남학교 여학교에서 따로 공부한 학생들이 훨씬 좋은 성적을 보인 결과가 나와 교육당국이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이에 교육 당국은 남학생의 성적이 여학생보다 뚜렷하게 뒤떨어지는 과목에 한해 남녀 분반 수업을 허용하겠다고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호주는 남녀합반 교육의 효과에 의문이 생기자 남녀공학보다 남녀분리 학교가 더 많아졌다.
학부모들 역시 남녀 분리교육을 선호한다.
독일의 경우 대도시 공립학교들이 성특성화 교육을 위해 남녀 분반수업을 하고 있다.
남학생을 대상으로 읽기 과정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취약한 이해력을 향상시키고 여학생들에게는 수학 등 뒤쳐지는 과목을 보완하도록 교육한다.
⊙ 학업성취도에 남녀차이가 있나
남녀 분반수업이 좋은가,합반수업 좋은가에 관한 논쟁은 성별 학업성취도의 차이가 존재하느냐에서 출발한다.
즉 남녀 학생이 같은 수업을 들었을때 동일한 학업성취 능력을 보이는가 하는 문제다.
신경과학계에 따르면 남녀의 뇌는 지적 능력이 같지만 부분별 기능에서 현저히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한다.
예를들어 남성은 수리 공간 지각 능력이, 여성은 기억력과 언어 능력이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것이다.
이는 남녀학생을 분리해서 수업해야 교육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실제 워싱턴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2학년 여학생과 남학생을 상대로 자신이 동물이라고 생각하고 시를 지어 발표하게 했는데 남녀 학생들의 학습 행태가 크게 달랐다.
여학생들은 대체로 정적이면서 집중을 잘 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학생이 먼저 "만약 내가 새라면 짹짹거리며 노래하며 하늘을 날수 있을텐데....."라며 시를 낭송하자 다른 친구들이 낭송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예의를 갖춰 박수를 쳤다.
반면 남학생들은 여학생에 비해 산만하고 공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저마다 서로 소리 높여 시를 읊어댔을 뿐 아니라 한 발표자가 "내가 표범이라면 나는 사냥을 하고 뛰어다닐텐데...." 라고 하자 등을 의자뒤로 제치기도 하고 바닥을 기어다니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런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남녀 학생들의 기본적으로 다른 학습 태도를 인정하고 성별 특성에 맞춘 분반 수업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대해 많은 페미니스트들과 민권 지도자들은 여자 아이들을 소외시키는 불평등한 교육이라고 지적하며 과거의 잘못된 역사가 되살아나서는 안된다고 반박하고 있다.
미국 시민자유연맹 등 몇몇 단체들은 지난 5월 학교의 남녀 분반 프로그램이 연방의 역차별법과 헌법에 위배된다며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일부 학교에서 남자 아이들만 따로 수업을 해본 결과 남녀 합반 학급보다 좋은 시험 성적을 얻지 못했다며 분리교육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교육계 일각에선 교사들이 남녀 학생의 차이에 대한 이해없이 새 프로그램에 억지로 밀어넣는 것은 아닌지 회의적인 반응도 보이고 있다.
⊙ 우리나라도 남녀 공학 꺼려
우리나라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나 중·고교의 남녀 공학 비율이 대략 60% 선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 이후 양성평등과 학생들의 통학 편의, 지역별 배정 등을 위해 교육부가 남녀 공학을 독려한 결과 신도시 등에 신설되는 학교는 대부분 남녀 공학을 선택했다.
그러나 남녀공학에서 여학생이 내신성적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자 남학생들이 남녀공학에 배정되기를 꺼리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대구의 모 남녀공학 고교는 "남학생들이 내신에 불리할 것을 우려해 입학하기를 꺼려하고 있다"며"예전처럼 다시 남학교로 바꿔달라"고 시교육청에 건의하기도 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학업성취도 평가연구(2003~2006년)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간인 4년동안 모든 교과성적에서 남녀공학이 남학교나 여학교에 비해 낮게 나왔다.
기초학력에 미달하는 학생의 비율도 남녀공학이 13.4%로 남학교 6.5%, 여학교 8.5% 보다 훨씬 높았다.
이와 더불어 남녀 공학 학교에 배정되는 남녀 학생 비율이 해마다 들쭉날쭉해 반 편성이 힘들거나 화장실 탈의실 등 편의시설이 부족해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 기존의 남녀공학 학교에서 남녀 공동학급을 남학생반 여학생반으로 나누는 분반수업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학생들이 이성에 신경쓰지 않아도 돼 수업 집중도를 높일 수 있고, 성별 학업성취도 차이를 반영해 수업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정호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parkbig@hankyung.com